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체제 유지하나..내달 주총서 판가름

김은성 기자 2021. 9. 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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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남양유업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본사 건물 간판. 연합뉴스


대주주 홍원식 회장의 ’변심’으로 매각이 무산된 남양유업이 다음달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다음달 주총에선 경영 쇄신안이 논의될 예정이나 홍 회장의 퇴진이 포함된 실효성 있는 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남양유업은 1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컴퍼니(한앤코) 측 인사를 사내이사 등으로 선임하고 정관 일부를 변경하는 안을 모두 ‘부결’했다. 감사 선임건은 철회했다. 홍 회장은 위임장을 통해 한앤코 측 인사 선임 반대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주총에는 홍 회장의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 인사와 남양유업 직원주주, 일반주주를 포함해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런 결과는 홍 회장이 한앤코에 남양유업을 팔려는 계획을 돌연 철회하고, 지난달 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면서 예견됐다. 한앤코는 계약 이행 소송을 제기해 남양유업과 법정 다툼을 앞두고 있다.

남양유업 임원진 변동과 이사회 재구성 등은 10월 열릴 임시주총으로 연기됐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내달 중 구체적인 안건과 개최 시기 등이 정해지면 주주총회 소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해 남양유업 임원진 변동 및 이사회 재구성 등 실질적인 내용들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양유업 사내이사는 홍 회장과 그의 어머니 지송죽씨,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 이광범 대표 등 4명이다. 홍 회장의 지분은 지난 6월 기준 51.68%로 특수관계인까지 합하면 53.08%에 달한다. 한앤코와의 법적 분쟁이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남양유업의 재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전문경영인을 찾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가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달 말 홍 회장과 면담을 통해 자신이 신임대표로 내정됐다”고 공개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개인적인 대화 자리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대표로 내정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과장에 책임을 지고 지난 5월 사퇴 선언을 했으나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홍 회장의 두 아들도 임원으로 복직하거나 승진하고, 회사 매각도 진행되지 않아 경영 쇄신이 ‘말잔치’에 그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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