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명품'도 클릭으로..MZ세대 "백화점 안 갑니다"
명품 플랫폼 이용 규모 40% 급증
해외구매대행으로 백화점보다 싸고
정품 보장에 고가제품도 폭풍클릭
"저렴·간편·믿으니까 집에서 사요"
실속파·엄지족 2030 손님이 57%
# 30대 직장인 김서경(가명) 씨는 월급을 모아 명품을 살 때 백화점이나 아웃렛·면세점을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명품 쇼핑 플랫폼을 찾기 시작했다. 매장을 방문하면 아무래도 점원과 마주해야 해 자신의 옷차림이나 행동에 신경을 써야 하는 등 여간 피곤한 게 아니었다. 면세점은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방문할 수 있는 기회도 차단됐다. 그러나 온라인을 이용하면 정식 매장보다 저렴한 가격과 발품을 팔지 않아도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김 씨는 “대부분이 해외 구매 대행 형태인데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사람도 많아 비교적 안심이 됐고 가짜 제품일 시 두 배로 환불해주기 때문에 믿고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백화점·아웃렛·면세점이 독점하던 명품 구매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물론 명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사람도 여전하지만 온라인 명품 플랫폼을 통해 수백만 원 혹은 수천만 원짜리 명품을 사는 사람도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명품 플랫폼 이용 규모, 40% 급증=14일 삼성카드가 자사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명품 플랫폼 이용 현황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국내 3대 명품 플랫폼의 올 1~7월 고객 수, 이용 건수, 이용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40% 이상씩 급증했다. 세부적으로 고객 수가 41%, 이용 건수는 47%, 이용 금액이 44% 늘었다. 이들 플랫폼은 한 사이트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주로 해외 구매 대행을 통해 백화점 정가보다 10%가량 저렴하게 팔고 있으며 만약 제품이 가짜일 경우 200% 환불을 해준다는 규정도 내걸고 있다. 삼성카드 측은 플랫폼의 업체명, 이용 금액의 절대 수치 등은 업체의 영업 정보가 노출될 수 있어 비공개로 처리했다.
이러한 명품 플랫폼의 성장은 지난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생을 말하는 MZ세대가 이끌었다. 삼성카드 회원 중 최근 2년간 3대 명품 플랫폼을 이용한 고객의 연령대를 보면 20~30대가 57%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20대가 16%, 30대가 41%였다. 40대는 28%, 50대는 11%, 60대 이상은 4%였다. 고객의 특성별로 보면 미혼인 사람이 전체의 44.6%였고 영유아 자녀가 있는 사람이 25.2%를 차지했다. 20~30대 미혼이거나 영유아 자녀가 있는 사람이 주로 온라인 명품 플랫폼을 이용했다는 의미다. 삼성카드의 한 관계자는 “명품 쇼핑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이 주 무대였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언택트 추세와 온라인에 친숙한 MZ세대가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온라인 명품 쇼핑 플랫폼의 이용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으로 사는 이유 1위는 ‘가격이 저렴해서’=이들이 명품 플랫폼을 찾는 이유는 뭘까. 삼성카드가 자사의 ‘LINK 플랫폼’ 기반 분석 서비스인 ‘리얼타임 리서치’를 활용해 4월 650명의 회원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복수 응답) 가장 많은 43%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정품 여부 검증이 잘돼서’가 40%, ‘브랜드와 상품이 다양해서’가 38%, ‘배송이 편리해서’가 35%였다. 이어 ‘코로나19로 여행·면세점·오프라인 매장 이용이 어려워서’가 15%, ‘상품 정보와 후기가 잘 나타나 있어서’가 14%, ‘애프터서비스(AS) 및 품질 보증이 용이해서’가 10%였다.
세부적으로 온라인 명품 플랫폼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30대의 경우 해당 플랫폼을 선호하는 이유 1위는 ‘정품 여부 검증이 잘돼서(43%)’였고 ‘가격이 저렴해서’와 ‘배송이 편리해서’가 각각 42%로 뒤를 이었다. ‘브랜드와 상품이 다양해서’는 37%였다. 구매 횟수가 10회 이상인 사람에게 물은 결과 ‘가격이 저렴해서 선호한다’는 응답이 46%로 가장 많았고 ‘브랜드와 상품이 다양해서’가 44%, ‘정품 여부 검증이 잘돼서’가 40%로 뒤를 이었다.
◇“명품 온라인 판매, 앞으로도 증가”=온라인 명품 쇼핑 플랫폼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최근 3년 내 명품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매했다는 사람은 65%였고 향후 희망 구매처로 플랫폼을 꼽은 비율은 68%로 앞으로 온라인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많았다. 반면 전통 명품 구매처인 백화점의 경우 3년 내 구매처로 꼽은 비율은 59%였지만 향후 희망 구매처로 꼽은 비율은 51%로 8%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아웃렛 매장도 3년 내 구매처로 꼽은 비중이 36%, 희망 구매처는 25%로 수치가 낮게 나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수요가 높은 주 고객층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발 빠르게 대응책을 모색한 플랫폼이 향후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 경험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마케팅 전략 수립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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