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배상 '론스타' 사건.."100% 승소 판단 못해"

박은경 2021. 9. 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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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쟁점 매우 복잡한 소송으로 결과 예단 어려워"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과거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정부의 부당한 개입을 주장하며 약 5조1천480억원의 배상을 요구한 론스타 사건이 기약 없는 기다림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100% 승소를 장담할 수 없다고 내비쳤다.

14일 법무부와 금융위원회는 '제투자분쟁(ISDS) 대응 현황 설명을 통해 ISDS 진행경과' 브리핑을 통해 론스타 사건을 둘러싼 국제투자분쟁(ISDS) 재판의 진행 경과를 발표했다.

ISDS은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유치국의 조치로 손해를 입은 경우 국제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위원회 내부 전경

◆론스타 "외국자본 '먹튀' 막으려 외환은행 매각 인하시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2007년에서 2008년 사이 HSBC에 매각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실패한 바 있다. 이후 2011년 하나금융지주에 재차 매각을 시도해 2012년 1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하나금융에 외환은행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론스타는 이 과정에서 한국정부가 외국자본의 소위 '먹튀'를 막아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과 사회적 여론을 의식해 HSBC와 하나금융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부당하게 지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금융당국이 하나금융과 공모해 론스타에 압력을 행사해 외환은행 매각 가격이 부당하게 인하되도록 하였다고 주장하며 5조가 넘는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론스타의 5조 요구 근거는 승소 이후 손해배상금을 받는 경우 대한민국 및 벨기에가 이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으므로, 미래의 세금까지 손해배상금 액수에 포함한 수치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당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등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사사건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심사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단 입장이다. 그 결과에 따라 론스타에게 외환은행 주식에 대한 강제매각명령을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법적 불확실성'이 있었기에 정당하게 심사를 연기했다는 설명이다.

또 정부는 외환은행 매각가격 인하는 론스타가 하나은행과 협상한 결과에 불과하며, 금융당국이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개진하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 가격 인하는 론스타가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 받은 후 외환은행의 주가가 하락해 하나은행과 론스타가 매각 가격을 재협상한 결과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정부는 론스타 청구인들은 한국-벨기에 조세협정상 면세 혜택을 누리기 위해 설립된 실체 없는 '도관회사'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때문에 개별 과세 처분마다 구체적 사실관계를 고려했을 뿐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과세를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분쟁 9년 지났지만 여전히 진행중…"판단시기 예상 못해"

론스타 사건은 지난 2012년11월 ISDS를 통해 중재가 제기돼 2013년 5월 중재판정부 구성이 완료됐다. 론스타와 우리 정부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1천546건의 문서, 증인·전문가 진술서 95건을 제출하며 서면공방을 펼쳐왔다.

서면공방이 종료된 후 2015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4회에 걸쳐 이뤄졌던 심리도 종결된 상태다. 그 후 중재판정이 이뤄지지 않아 공백기가 발생했고 지난해 3월 6일 기존 의장중재인인 조니비더가 사임해 이마저도 절차가 정지됐다. 그 후 6월 23일 새 의장중재인인 '윌리엄 이안 비니'가 선임되며 그 해 10월부터 공백기를 깨고 중재 절차가 재개됐다.

지난해 11월 자칭 론스타 고문이라고 주장하는 자가 국민신고 민원을 통해 정부에 약 9천634억원 상당의 협상안을 송부했으나 정부는 협상인이 론스타의 공식적인 협상안이라고 보지 않아 응하지 않았다.

정부는 현재까지 총 22회의 분쟁대응단 회의와 20회의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해 진행사항을 점검해왔으나 판정 시기는 9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예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ISDS의 경우 절차종료가 선언되면 120일에서 최대 180일 이내에 판정이 선고되는데 중재판정부는 현재까지 론스타사건의 절차종료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승소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승소가능성을 어느정보 보냐는 질문에 한창완 법무부 국제분쟁대응과장은 "론스타 사건은 소송의 특정상 100% 승소와 승패를 판단하기는 쉽지는 않다"면서 " 쟁점이 상당히 복잡하고 증거의 양도 많기 때문에 그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정부는 언제든 판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건이 개시된지 9년이 넘은데다 서면공방절차 및 심리기일이 마무리된 것도 지난 2016년이다, 또 새 의장중재인이 질의응답기일을 진행한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만큼 후속대응을 마련하고 있다.

이상갑 법무부 법무실장은 "론스타 사건은 다양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는 매우 복잡한 사건으로, 제출된 서면과 증거의 양이 매우 방대하므로, 현 시점에서 판정 시기나 그 결론에 대하여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절차종료선언이 이루어지면 이를 신속하게 국민께 공개 하겠다"고 전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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