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택시 유료호출 폐지.. 꽃·간식 배달사업 철수한다

카카오가 꽃, 간식, 샐러드 배달사업에서 철수한다. 또한 택시 유료 호출도 폐지한다. 골목 상권 침해 비판 여론과 정부·정치권의 플랫폼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른 조치다. 또한 카카오는 5년간 3000억원을 마련해 소상공인 상생 기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14일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전체 회의를 열고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5년간 3천억 원 조성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들은 빠른 시일 내에 합의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할 계획이다.

/그래픽=김성규

카카오는 그동안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던 분야에서 일제히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다. 특히, 꽃배달·전화대리 등 사업을 하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도 따로 상생안을 내고 “먼저 카카오 T 택시가 갖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통감하고, 택시 기사와 이용자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고, 택시 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을 월 3만 9000원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는 각종 신사업 확장 뿐 아니라 택시 유료 멤버십 도입, 택시 호출비 인상을 단행하며 택시업계의 반발을 사왔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장을 앞두고 수익화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카카오는 최근 공정위가 금산분리 위반 혐의로 조사중인 김범수 의장의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의 개선방안도 발표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미래 교육, 인재 양성과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주식 10.6%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김 의장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어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다.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가 투자 사업을 목적으로 한 금융회사라고 봤다.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를 사실상 지배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최근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카카오그룹의 사업 확장 뿐 아니라 김범수 오너십에까지 규제 당국의 칼날이 뻗쳐오자 카카오로서는 일부 사업 철수라는 극약 처방을 선택한 것이다. 현재 카카오의 국내외 계열사는 158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