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개미들 '밈 주식' 테마로 뜬 우라늄, 주가 폭등 행진

김인오 2021. 9. 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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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 후속 찾는 개미들
이번엔 우라늄 테마주에 주목
미·중 친환경 시대 경쟁 착안
미국·캐나다·영국서 집중 매수
한달 새 아우라290%·캐메코50%↑
업계에선 "작은 틈새 시장" 평가
8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아이다 탓에 수해를 입은 뉴욕·뉴저지 일대를 방문해 수해민을 위로 하는 자리에서 `탄소 순 배출량 제로` 필요성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출처 = 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미국과 중국이 앞다퉈 '탄소 제로(0)'를 선언하자 전 세계 '청년 개미'들 사이에선 원자력 연료인 우라늄이 '밈 주식' 테마로 뜨는 분위기다. 미국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투자 토론방 월스트리트베트(WSB)에서는 우라늄 생산업체가 인기 단어로 등극했고 관련 종목 주가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급등세다.

1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증시에서는 우라늄 생산업체인 옐로우 케이크(종목코드 YCA)와 아우라 에너지(AURA) 주가가 각각 직전 거래일 대비 13.31%, 34.14% 급등했다. 지난 달 16일 이후 이날까지를 기준으로 최근 한 달 새 두 종목 평균 주가 상승률은 차례대로 35.53%, 285.81%다.

지난달을 기점으로 영국 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등 주요국 증시에서는 우라늄 관련주 주가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캐메코(CCJ) 주가가 최근 한 달 새 48.60% 뛰었고 우라늄 에너지(UEC)와 유어 에너지(URG) 주가도 각각 63.37%, 63.30% 올랐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캐메코는 카자흐스탄의 카자톰프롬과 더불어 글로벌 양대 우라늄 생산업체로 꼽힌다. 한편 캐나다 증시에서는 북미권 증시 최초의 우라늄 현물 투자 상장지수펀드(ETF)인 스프롯 피지컬 우라늄 트러스트(U.U)와 우라늄 로열티(URC) 주가가 최근 한달 새 각각 79.09%, 79.21% 올라섰다.

이같은 급등세를 연출한 것은 레딧에 모인 미국 청년 개인 투자자들이다.

레딧에는 WSB를 넘어 별도로 '우라늄스퀴즈'라는 우라늄 테마 종목 투자 토론방이 개설됐고 최근 회원수가 1만3000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미국 조 바이든 정부와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 등 주요국 정부가 앞다퉈 탄소 제로 시대를 선언한 것에 착안해 원자력과 원자력 연료인 금속 광물 우라늄 수요가 폭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관련주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레딧 WSB 토론방에서 오르 내리는 핵심 단어 빈도를 추적하는 사이트 스웨기스탁스에 따르면 캐메코는 이달 기준 미국 애플과 중국 알리바바에 이어 세번째로 많이 언급되는 종목이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친환경 정책과 발맞춰 최근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우라늄 가격이 올랐다는 점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우라늄 선물이 지난 8월 한달 동안 약 40% 급등해 1파운드당 42.40달러에 거래되면서 7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가격이 뛴 배경은 크게 4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우라늄 현물 수요 증가다. 우라늄 현물을 매입 첫 ETF인 스프롯 피지컬 우라늄 트러스트가 캐나다 증시에서 올해 7월 상장한 것을 기점으로 우라늄에 대한 투자 목적의 매수세가 늘어났다. 일례로 해당 ETF는 지난 주 중 하루에만 우라늄 85만파운드를 사들였다.

둘째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탄소 배출 줄이기 정책 확대 방침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감이다.

이달 8일 바이든 대통령은 허리케인 아이다 탓에 수해를 입은 뉴욕·뉴저지 일대를 방문해 수해민을 위로 하는 자리에서 '탄소 순 배출량 제로'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어 에너지 관련 부서들이 오는 2035년까지 미국 내 전력 생산 절반 가량을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셋째는 '원자력 강국'으로 알려진 일본 등 각 국의 원자력 투자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 예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이 9개 원자로를 가동 중이며 이는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가장 많은 수라고 지난 달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은 앞으로 10년 동안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통해 전력 생산을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인데 이를 위한 수단 중 하나가 원자력에 대한 공격적 투자다.

넷째는 공급 감소다. 캐메코와 카자톰프롬 등 초대형 우라늄 생산업체들은 그간 우라늄 생산을 줄여왔다. 가장 최근 자료인 세계원자력협회 집계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우라늄 생산량은 1억2000만파운드다.

다만 우라늄 시장은 친환경 시대 틈새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옐로우 케이크의 앙드레 리벤버그 최고 경영자(CEO)는 "최근 우라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열정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우라늄 시장은 아주 작은 틈새 시장"이라고 언급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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