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만난 기업인들 "低탄소 전환에 막대한 재원, 정부 지원 필수"

임애신 2021. 9. 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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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 간담회
간담회 참석업종, 산업 온실가스 배출량 75.8% 차지
배출권거래제도 개선과 구매 인센티브 확대 등 요청
문승욱 장관 "탄소중립 우위 점할 수 있게 총력 지원"

[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산업 온실가스 배출량의 76%를 배출하는 업종 대표들을 만났다.

이들 기업은 탄소중립이 기존 산업을 저해하는 요인이 아니라 새로운 동력 확보를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기술 개발과 설비 교체에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만큼 저(低)탄소 공정 전환을 위해 정부 지원이 요청했다.

산업부는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철강·석유화학·자동차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과 관련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문승욱 장관을 비롯해 현대차(005380)와 POSCO(005490), 금호화학, 쌍용, GS칼텍스 등 5개 기업의 사장단이 함께 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식당에서 열린 ‘에너지시민단체와 탄소중립을 위한 간담회’에서 김연화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왼쪽), 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간담회는 산업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한 NDC 적정 수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상향안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탄소 배출이 많은 업종의 어려움과 정부 지원 요청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했다.

문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NDC 상향을 계기로 기업의 선제적이고 도전적인 혁신이 보다 확대하길 바란다”며 “글로벌 경제 질서가 크게 바뀌는 만큼 탄소중립 속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새로운 시대 제조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탄소중립 새 경제질서…“제도 개선과 인센티브 확대 필요”

이날 회동한 업종은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75.8% 이상을 차지한다. 2018년 기준 산업 부문 배출량은 총 26억500만톤으로 국가 전체의 35.8% 수준이다. 이 가운데 철강이 10억1200만톤으로 산업부문 배출량의 39%를 차지한다. 그 다음 석유화학(4억6900만톤·18%), 시멘트(3억3700만톤·13%), 정유(1억5900만톤·6%) 순이다.

간담회에서 산업부와 참여 기업들은 탄소중립이 도전적인 과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해 총량을 제로(0)로 만드는 개념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자국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수입하는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하는 등 탄소중립은 새로운 경제질서로 대두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해 간담회에 참여한 대기업들은 탄소중립을 더 이상 기존산업의 축소가 아닌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석유화학업체가 밀집해 있는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오는 11월 NDC를 상향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높은 제조업 비중 등 우리 산업의 여건과 생산량 전망, 가용 가능한 감축 수단 등을 고려해 산업부문의 NDC 안을 논의하고 있다. 참여 기업들은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기술 개발과 설비 교체에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만큼 혁신기술·제품 개발과 대규모 감축 설비 및 저탄소 공정전환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각 사별로 포스코는 배출권 거래제도를 개선하고 녹색투자 활성화 취지에 맞는 녹색분류체계 마련을 언급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석유화학의 탄소중립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 사업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쌍용C&E는 연·원료 대체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을, GS칼텍스는 배출권 거래제 상쇄 감축사업 인정비율 상향을 요청했다. 현대차는 수소차 충전 인프라 확충과 구매 인센티브 확대, 부품 생태계의 미래차 전환 지원을 언급했다.

탄소중립 산업전환 특별법 제정…기업 전방위 지원

산업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기업의 자발적 투자 노력을 전폭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선 에너지 효율 향상과 연·원료 대체 등 즉시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내년 417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2030년까지 6조 7000억원 규모인 ‘기술개발-실증-사업화’ 등 전 주기 예비타당성 사업을 추진한다.

또 신성장·원천기술 범위 확대 등 투자세액공제를 강화해 철강·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의 저탄소 전환 투자를 지원한다. 탄소중립 투자에 총 5조1500억원 이상의 정책금융도 지원할 방침이다. 에너지원 단위 개선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표 등에 반영해 기업의 창의적인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유도한다.

아울러 내년에 1045억원을 투입해 탄소 다배출업종의 공정 전환을 지원하고, 탄소중립 선도플랜트 구축 등을 추진한다.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취약한 산업은 신산업으로 전환해 육성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전환 투자 시 규제 특례 등의 내용을 담은 가칭 `탄소중립 산업전환 특별법`을 제정해 전방위적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임애신 (vam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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