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농수산유통公' 올해 추석 물가 공개 안한 이유

김보경 2021. 9. 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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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물가로 추석 장보기를 앞둔 소비자들 마음이 가볍지 않다.

이 즈음 추석 물가를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가늠할 수 있는 것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추석 성수품 구매비용 조사 결과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소비자들이 물가에 가장 민감한 이번 추석에는 aT의 자료가 아직 한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물가가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3번 나오든 1번 나오든 추석 장을 보려 나온 소비자들의 정부에 대한 원성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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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치솟은 물가로 추석 장보기를 앞둔 소비자들 마음이 가볍지 않다. 소비자물가가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2%대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이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의 한 전통시장 모습(사진=김범준 기자)
이 즈음 추석 물가를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가늠할 수 있는 것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추석 성수품 구매비용 조사 결과다. aT는 그동안 명절을 앞두고 28개 성수품 가격을 조사해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각각 차례상을 차리는데 얼마가 들어가는지를 발표했다. 명절 3주 전, 2주 전, 1주 전 3차례 조사를 하고 그 조사결과를 보도자료로 공개한다.

소비자단체협의회의 물가감시센터,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도 비슷한 자료를 내는데 전국의 농수산유통 가격 정보를 근거로 자료 조사를 하는 곳은 aT가 유일해 그만큼 조사 결과의 신뢰도가 높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소비자들이 물가에 가장 민감한 이번 추석에는 aT의 자료가 아직 한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보도 계획에 있다가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aT는 해왔던 대로 3주 전에도 2주 전에도 가격 조사를 했다. 그런데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자료를 배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공개되지 않은 것. 그런데 이유가 좀 이상하다. 이른 추석으로 햇사과 햇배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아서 전년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28개나 되는 성수품 중 사과와 배가 문제였다면 설명을 하면 될 일이다. 다른 이유는 없을까.

다른 곳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데 4인 가족 기준으로 30만원이 넘게 들고 지난해 추석보다 6~12% 정도 비용이 더 든다. 상승폭이 크기 때문에 추석 물가 비상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올해 초부터 물가 인상 지표가 나올 때마다 정부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했지만 효과가 없었고 추석 물가가 그 정점을 찍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10대 성수품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aT가 가격 조사를 한 추석 3주 전, 2주 전 시점은 그 효과가 나타나기 이전이다. 결국 aT가 앞서 두 차례 자료를 냈다면 추석 물가에 대해 정부가 뭇매를 맞았을 것이다.

aT는 15일 가격 조사 결과를 배포하기로 농식품부와 협의했다고 했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두고 마지못해 내는 자료다. 이번 주 들어 과일, 채소값은 조금 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소고기, 돼지고기 값은 올랐고 쌀, 고춧가루 가격도 작년보다 월등히 높다. 물가가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3번 나오든 1번 나오든 추석 장을 보려 나온 소비자들의 정부에 대한 원성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보경 (bk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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