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조성욱 "구글, 경쟁사 철저 차단.. 전례 없는 혁신 저해 행위"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구글은 경쟁 상품의 개발 자체를 철저히 통제했다. 이런 행위는 전례 없는 혁신 저해 행위”라고 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구글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제재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공정위는 구글이 삼성 등 스마트 기기 제조사에 “경쟁 운영 체제(OS)를 탑재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등 갑질을 했다고 보고, 시정 명령과 과징금 2074억원을 부과했다.

조 위원장은 “이는 구글이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는 OS의 시장 진입을 봉쇄함으로써 자사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한 사건”이라면서 “구글은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마켓 플레이스토어 이용권을 바탕으로 스마트 기기 제조사가 경쟁 OS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배타 조건부 성격의 계약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구글엘엘씨 등의 안드로이드 OS 관련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위원장은 이어 “이 계약은 경쟁 OS 생태계 출현 자체를 철저히 차단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구글은 사설 규제 당국처럼 제조사가 스마트 기기를 출시하기 전에 호환성 테스트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 승인받도록 해 계약 위반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고, 통제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구글과 관련한 추가 제재도 암시했다. 공정위는 현재 ▲앱 마켓 경쟁 제한 건 ▲인앱(In-App) 결제 강제 건 ▲광고 시장 관련 건 등 사건 3건을 더 조사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플랫폼 분야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남용행위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함으로써 향후 플랫폼 분야 법집행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공정위는 시장을 선점한 플랫폼사업자가 독점적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행하는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국내·외 기업간 차별 없이 엄정하게 법집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아래는 조성욱 공정위원장, 송상민 시장감시국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제재의 의의와 유럽연합(EU)의 2018년 제대와 차이점은 무엇인지.

(조성욱 공정위원장)“EU의 경우에는 검색에 끼워 팔기하고 파편화금지계약(AFA)이 모바일 기기에 있어서 경쟁을 제한한 것을 보았다면, 저희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모바일 OS뿐만 아니라 기타 스마트기기 OS 개발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한 이 부분에 대해서 분석을 했고, 위원회가 이 부분에 대해서 동의했다. 또 시정조치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EU의 경우에는 시정조치 대상을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로 국한한 반면에, 공정위는 스마트시계, 스마트 TV 등 새로이 부상하고 있는 기타 스마트기기 관련 부분에서의 시정조치를 포함했다.”

-이번에 조치에 따라서 시장에 얼마나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길 것인지, 특히 삼성이라는 제조사 혹은 소비자에게는 어떤 혜택이 돌아가나.

(조 위원장)“이 사건에 대해서 영향을 받는 시장은 모바일과 스마트기기 등 크게 두 개로 볼 수 있다. 모바일 분야에 있어서는 이미 성숙된 시장이고 진입장벽도 이미 충분히 높다. 따라서 시정조치 이후에도 구글과 경쟁할 수 있는 OS 사업자가 진입해서 의미 있는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거나 아니면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기타 스마트기기 분야에서는 혁신적인 기기 또는 서비스를 뒷받침할 수 있는 OS 개발 경쟁이 활성화될 수 있겠다. 삼성, LG 등 국내 기기 제조사들도 이런 AFA 계약 아니면 옥죄는 제약이 없어지면서 보다 다양한 혁신 시도를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도 보다 다양한 기기라든가 혁신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법리적·경제적 장점이 다소 존재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들이 있었는지. 제한적 자료열람제도를 구글은 어떻게 활용했는지 궁금하다.

(조 위원장)“법리적인 측면에 있어서 공정위는 구글이 AFA 체결을 강제하는 것이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에 피심인들의 경우에는 호환성하고 관련되어 있어서 본인들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퀄리티를 높인다고 얘기를 했다. 이 부분에서 공정위는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 꼭 AFA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주장했고, 위원회에서 받아들여졌다.”

(조 위원장)“공정위는 작년 12월에 처음으로 한국형 데이터룸을 만들어 피심인들이 심사보고서에 사용하고 있는 영업비밀 등 여러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했다.이유는 피심인들에게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데이터룸을 처음으로 사용한 케이스가 바로 이 구글 케이스였다.”

-어떻게 시장 획정을 했고 어떤 해석을 했는지

(송상민 시장감시국장)“유럽연합(EU)과 비교하면 기타 스마트기기 OS 개발시장을 획정하고 경쟁제한 효과를 분석했다. 기타 스마트기기는 어떤 기기가 출현할지 어떤 식으로 시장이 형성될지 아직은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 이에 기타 스마트기기 분야에서 관련 시장은 기타 스마트기기 OS를 개발하는 시장으로 판단했다.”

-다른 나라 경쟁 당국에서도 비슷하게 인정한 적이 있나.

(송 국장)“EU나 미국에서도 이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시장 획정을 비슷한 개념으로 했던 적이 있다. 어떤 특정 상품이 아직은 출시가 안 됐거나 형성이 안 되어 있는 개발단계일 때, 그럴 때 주로 적용했던 사안으로 보면 된다.”

-과징금 규모가 2074억원인데 변동 가능성은.

(송 국장)“심사보고서를 작년 11월 송부를 했고 심사보고서 보낼 때는 그때까지 관련 매출액을 계산했다. 심의하는 과정에서 추가해서 기간이 더 늘었다. 마지막 심의가 있었던 기간까지 5개월 추가해야 한다. 과징금이 좀 더 늘어날 수 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라고 했는데 매출기준을 어떻게 설정했나.

(송 국장)“2011년 1월 1일부터 위반행위가 있다 보고 의결 마지막 심의 때까지 관련 매출액을 계산하게 된다. 기타 스마트기기 부분을 보기는 했는데 관련한 OS 사업에서 매출액 기타 스마트 기기 관련한 앱 마켓의 매출액을 계산해야한다.”

-2016년 인지됐고 인지 뒤에도 조사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5년이 걸렸는데, 늦어지게 된 이유는.

(송 국장)“그 부분 지적은 참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이 건이 우리 국내 시장에 대한 경쟁제한 효과를 본 게 아니라 글로벌 사업이다. 입증해야 할 범위가 국내 시장이 아니라 세계 시장이 다 보니까 세계 시장에서 뭔가 경쟁제한의 효과가 일어났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책임을 지게 된다. 글로벌 사업자는 본사 조사를 직접 현장 가서 할 수 없고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받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국내 사업자보다는 조사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지금 가지고 있는 조사의 방식이나 심의 방식 개선을 통해 조사나 심의 기간을 단축할 방안이 뭐 있을지 다시 짚어볼 생각이다.”

-법원의 승소 가능성도 고려하며 심사했을 텐데, 법원에서 시장 획정, 반경쟁적 효과 증명을 어떻게 고려했나.

(송 국장)“기타 스마트기기 부분 선례가 없어 법원에서 엄격히 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를 만든 앤디 루빈이 델이 포크 기기를 출시한다고 하니까 안드로이드 포크 기기를 단 한 대라도 만들면 모든 기기에 대한 GMS 라이선스를 끊어버리겠다고 말했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내부 문건들 기기 제조사 입장에서 협상 과정에서 구글 측으로 받았던 내용 그런 자료들을 충실히 설명하겠다.”

-심의과정에서 구글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삼성을 포함한 피해 제조사는 어떤 얘기를 했는지.

(송 국장)“삼성전자나 다른 구글 피해 재조사라고 하는 업체들은 구글과 사업관계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 구글 입장은 대부분의 심의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의견이 대립한다. 이렇게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고, 구글도 마찬가지였다.”

-아마존이 앞으로 파이어폰을 국내에 팔면 국내 유통용 파이어폰에만 플레이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건지.

(송 국장)“해외 사업자가 국내에 판 부분에 대해서만 저희가 관할권이 미치니까 국내 판매분에 한정된다.”

-삼성같이 국내에 본점을 둔 사업자는 사실 글로벌 사업을 하는 회사인데, 터키나 이런 곳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송 국장)“관할권 이슈를 두고 관련한 이슈로 국제 예양 부분도 같이 논의됐다. 이 부분은 이번 건만 문제 됐던 사안이 아니라, 글로벌 사업자, 국내 업체가 글로벌 사업하는 경우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문제다. 퀄컴 1차 조치할 때 법원이 어떻게 정했냐면, 퀄컴과 국내 본사가 계열사를 다 대표해서 계약을 맺었다, 이 경우 국내뿐만 수출분까지 포함된다. 반면, 해외 제조자가 국내로 공급을 할 수 있을 텐데, 그러면 국내 공급한 분에만 시정조치를 적용한다.”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1 사례에서 결국에 구글에서 제공한 OS가 아니니까 문제가 될 수 있지 않나.

(송 국장)“타이젠은 안드로이드 기반이 아니다.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OS가 아니니까 구글이 뭐라 할 수 없다.”

-구글과 관련해서 3개 사건 조사 심의 중이다. 앱 마켓 경쟁제한 관련 건은 언제 심의가 시작될 예정인지.

(송 국장)“인앱 결제 강제권은 신고가 접수가 돼 조사가 진행 중. 인앱 결제 법안이 국회 통과했지만, 구글이 그 방침을 어떻게 변경하겠다는 내용이 아직 발표가 안 된 상황. 그 내용을 좀 보고, 시장 상황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살펴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방통위와 협력해서 혹은 어떻게 차별화돼서 강제권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송 국장)“방통위와 중복조사 문제가 이슈가 될 수 있을 텐데 그런 문제는 방통위와 협의를 해서 저희가 조율방안을 찾을 생각이다.”

-최근에 갤럭시 워치4에서 구글과 삼성이 통합 OS를 냈다. 최근 상황에 삼성의 의견을 혹시 청취할 기회가 있었나.

(송 국장)“구글 측에서 ‘AFA로 인해서 기어1을 막기는 했지만, 삼성이 1등 사업자 아니냐?’ 이런 식의 주장을 초기에는 했었다. 그 후 갑자기 1등 하던 사업자가 타이젠을 접고 구글의 웨어 OS를 전격적으로 쓰겠다고 발표했다. 그것이 구글이 전략이 성공했다는 아주 대표적인 케이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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