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 의지 있나..홍 회장 반대표에 한앤코 이사진 선임 부결

[스포츠경향]

남양유업 인수에 나선 한앤컴퍼니 측 인사들이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진출에 모두 실패했다.

1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개최된 임시주주총회는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컴퍼니 측 인사를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등으로 선임하는 안건이 주요 의결사안이었다. 하지만 이 날 임시주총에서 이 안건들은 모두 부결됐다.

매각 무산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남양유업의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주총을 마친 주주들이 건물을 빠져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약 12분 만에 끝난 이 날 임시주총에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불참하고 대신 위임장을 통해 한앤코 측 인사 선임 반대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홍 회장의 지분은 51.68%로, 특수관계인까지 합하면 53.08%에 달한다.

앞서 홍 회장은 한앤코에 남양유업을 팔려는 계획을 철회한데 이어 지난달 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자, 한앤코가 계약 이행 소송으로 맞서면서 양측의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번진 상황이다. 이번 임시주총의 결과로 홍 회장의 회사 매각 의지는 더욱 의문이 남게 됐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오늘 주총에서는 쇄신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소집 공고를 거쳐 다음 달 중순께 임시주총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과장에 책임을 지고 지난 5월 초 사퇴 선언을 했지만,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홍 회장의 두 아들은 임원으로 복직하거나 승진하고 회사 매각도 이뤄지지 않아 경영 쇄신이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