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의 피아노, 두 명의 연주자 "신박한 음악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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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신미정(40)과 박상욱(30)이 만나 2013년에 결성한 '신박듀오'는 각자의 성을 따서 만든 연주팀이다.
이날 서울 서초동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박상욱은 "음악을 디지털 음원으로 듣는 시대지만, 여전히 음악가에게 음반은 명함과도 같다"며 "첫 앨범에는 '신박듀오'의 기본 정체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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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신미정(40)과 박상욱(30)이 만나 2013년에 결성한 '신박듀오'는 각자의 성을 따서 만든 연주팀이다. 동시에 '신박한(신기하고 참신하다는 뜻의 신조어)' 음악을 다루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한 대의 피아노를 연주자 두 명이서 나란히 앉아 치는 연탄곡(포핸즈ㆍFourhands)이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해 쓰인 곡들을 연주한다. 넓은 클래식홀 무대에서 나홀로 도도하게 건반을 치는 솔리스트의 장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피아노 공연에서는 존재만으로 이색적이다. 유럽과 달리 국내에서는 피아노 듀오로 활동하는 팀이 특히 드물었다. 그런 '신박듀오가' 14일 첫 앨범을 냈다.
이날 서울 서초동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박상욱은 "음악을 디지털 음원으로 듣는 시대지만, 여전히 음악가에게 음반은 명함과도 같다"며 "첫 앨범에는 '신박듀오'의 기본 정체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앨범 제목을 '하다(HADA)'로 지었다. '신박하다'에서의 '하다'를 의미하기도, 어떤 활동을 표현하는 기본적인 영어 동사(Do)를 뜻하기도 한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신보에는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피아노 환상곡'(D940)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의 서곡,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K.448)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박쥐'의 서곡은 '신박듀오'가 포핸즈 버전으로 직접 편곡한 작품이어서 애착이 크다. 박상욱은 "교향곡으로 들을 때보다 듀오 피아노 버전에서 더욱 구조적인 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812년 서곡'의 경우 음반 녹음이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음악사적 의미도 깊다. 신미정은 "이번 앨범의 곡들을 들어보면, 듀오 장르 특성상 소리의 울림이 많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최대한 자연스러운 음악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미정과 박상욱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음악을 공부하다가 2005년 같은 학교에서 만났다. 같은 한인교회를 다닌 것도 인연이 돼서 "친누나와 동생처럼" 친해졌다. 그러다 우연히 어떤 음악회에서 포핸즈 곡을 처음 친 것이 이들의 운명을 바꿨다. 그 당시만해도 피아노 듀오 장르에 대해서 생소하던 그들이었다. 신미정은 "상욱씨와 딱 이틀 연습하고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를 무대에서 연주했는데 공연이 끝나자 '몇 년 동안 활동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호흡이 기가 막혔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이들은 듀오의 세계에 입문했다.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선 '신박듀오'는 세계무대에서도 주목 받기 시작했다. 2015년 세계적인 권위의 클래식 경연대회인 ARD 뮌헨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하더니, 이듬해와 2017년에는 모나코, 슈베르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박상욱은 "둘 다 솔로 연주활동을 해봤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할 때 행복하다는 점에서 성격이 닮았다"며 "공연이 끝나고 쓸쓸히 호텔 숙소로 돌아갈 필요가 없이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듀오의 큰 매력"이라고 했다. 신미정은 "보통 듀오 연주를 하면 생각 차이로 다툼이 없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지금까지 큰 싸움이 없었다"면서 "둘 다 연습할 때 이것 저것 해보면서 열린 마음으로 좋은 음악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했다.
'신박듀오'는 다음달 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도 개최한다. 공연에서는 앨범에 수록된 곡에 더해 라벨의 '스페인 광시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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