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제주 탑동 해안의 명물 '먹돌'..알고보니 기원은 한라산 탐라계곡
[경향신문]
제주 북부인 탑동 해안에 넓게 분포했던 ‘먹돌’이 한라산 탐라계곡 최상류에 있던 용암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시 탑동해안의 ‘먹돌’이 한라산 탐라계곡의 최상류에 분포하는 치밀질 용암에서 유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4일 밝혔다.
검은색의 암석인 먹돌은 매립되기 전 탑동 해안에 넓게 분포돼있었다. 제주 해안의 다른 암석과 달리 기공이 없어 매끈하고, 눈으로 광물 결정이 보이지 않는 매우 단단하고 치밀한 특징을 가졌다. 제주 탑동 해안의 명물로 꼽혔으나 해안이 매립되면서 현재는 볼 수 없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한라산 지질조사 과정에서 삼각봉 인근 탐라계곡 최상류인 해발고도 1080~1350m 구간에 탑동 먹돌과 같은 치밀한 용암류가 분포하는 것을 확인했다. 계곡에 분포하는 용암류 역시 기공이 없이 치밀하고, 결정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탐라계곡의 최상류 부근의 암석은 한라산의 다른 암석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을 지녔다”며 “탑동 먹돌의 기원지임을 암시하는 증거가 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탐라계곡 상층부의 암석 박편을 관찰해보면 상대적으로 작은 결정들로 이뤄진 부분인 짙은 색 띠와 상대적으로 보다 큰 결정들로 이뤄진 부분인 옅은 색 띠가 반복해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며 “이는 탑동 먹돌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연구진은 탐라계곡 최상류 암석 분포지로부터 하천을 따라 추적한 결과 하천(한천) 곳곳에서 떠내려온 암석들도 발견했다. 연구진은 “한라산 고지대에 분포하는 치밀한 용암류가 탑동 먹돌의 기원지이며, 해당 암석이 하천을 따라 침식·운반돼 탑동 해변에 쌓이게 된 것임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탑동 해안의 먹돌은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 때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 급격히 식으면서 생성된 암석으로 추정됐다.
안웅산 제주도 한라산연구부 박사는 “한라산의 다른 용암류와 확연히 구분되는 해당 암석의 특징은 단순 지표에서의 냉각에 의한 현상이라기보다 지하 마그마 방에서의 마그마 혼합과 같은 화산활동 과정에서의 현상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현상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이와 관련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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