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지고 플랫폼 뜬다"..면역증강제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 노리는 '차백신연구소'

김명지 기자 2021. 9.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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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텍 계열사 차백신연구소 독자개발한 플랫폼 기술 '엘-팜포'
유럽암학회(ESMO 2021)에서 차세대 면역항암치료제로 발표
단일 신약 개발 대신 확장성 뛰어난 '플랫폼' 기술 각광
차백신연구소 연구원이 백신개발을 위해 R&D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차백신연구소 제공

단일 신약 개발에 ‘올인’했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최근 ‘플랫폼 기술’로 성과를 내고 있다.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신약 후보 물질들을 얹을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뜻한다. 하나의 플랫폼에 여러 후보 물질을 적용할 수 있어 한 개의 후보 물질을 적용한 파이프 라인(신약 개발)이 실패하더라도 또 다른 물질을 적용해 파이프라인을 곧바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플랫폼 기술 자체도 기술이전이 가능하지만, 이를 통해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도 기술수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차백신연구소 ‘면역증강제 플랫폼’ 유럽암학회 발표

14일 업계에 따르면 차백신연구소는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유럽암학회(ESMO 2021)에서 독자 개발한 면역증강제 플랫폼 ‘L-pampo™(엘-팜포)’를 활용해 면역관문억제제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면역항암치료제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엘-팜포(L-pampo™)’는 선천성 면역반응을 자극하고, 후천성 면역반응으로 연결할 수 있는 ‘TLR(toll-like receptor) 2/3′ 기반의 차세대 플랫폼이다. ▲체액성 면역반응 ▲T세포 등의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한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학회 발표가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차백신연구소는 2000년 설립 이후 면역 증강제 플랫폼 기술 개발에 집중해 왔다. 면역증강제는 백신 항원의 면역원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첨가물로, 백신만 투여했을 때보다 치료 효과를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노바티스, GSK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2000년대 부터 면역증강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면역증강제인 ‘알루미늄염(Alum, 이하 알룸)’은 1920년대 개발된 물질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엘-팜포는 기존 면역증강제인 알룸(알루미늄 화합물)에 비해 100배 이상의 항체 형성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 플랫폼 활용해 B형 간염백신에서 항암백신까지

차백신연구소는 면역증강제 플랫폼 기술이 기존 백신으로 개발이 어려웠던 새로운 영역의 차세대 백신 개발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본다. 연구소는 당장 엘-팜포(L-pampo™)플랫폼을 활용한 여러가지 종류의 백신을 개발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B형 간염 치료 백신인 ‘CVI-HBV-002’다.

B형 간염은 현재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 치료한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를 억제할 뿐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차백신연구소가 개발하는 치료백신(CVI-HBV-002)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해 만성 B형 간염을 완치시키는 것이 목표다. 현재 국내 임상2b상을 진행 중이다.

연구소는 B형 간염 예방백신을 접종한 후에도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무반응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B형 간염 예방백신도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CVI-VZV-001)도 오는 2022년 임상 1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소는 감염질환 외에 항암치료백신과 면역항암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하나는 다양한 암 타겟에 적합한 멀티펩타이드 항암백신이며, 다른 하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바이오 산업 핵심기술 개발사업’ 정부과제를 수주해 개발 중인 차세대 면역항암치료제다.

◇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상업화 경쟁력 입증

연구소는 지난 2월 미국 바이오벤처인 애스톤사이언스와 최대 2031억원 규모의 엘-팜포(L-pampo™)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도 체결했다. 애스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암 치료 백신에 적용하는 조건이며, 기대 수익은 임상 단계별 기술료와 로열티 비용 등을 포함한다. 애스톤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 출신들이 창업한 대형 벤처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중국 캔시노바이오로직스와 지난해 4월 면역증강제 물질 이전 계약을 맺었다. 캔시노바이오가 백신 효과를 높이려고 면역증강제 사용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제 기술을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차백신연구소는 국내 바이오벤처인 팬젠과 코로나19 백신도 개발 중이다.

차백신연구소 염정선 대표는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제 플랫폼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TLR2/3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감염질환 외에도 항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이렇게 개발된 다양한 파이프라인이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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