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한앤코 제안 "없던 일로"..10월 주총서 경영 쇄신안 논의

이비슬 기자,이주현 기자 2021. 9. 14. 11: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종합2보) 10월 임시주총 열고 지배구조 개선·신규임원 결정
한앤코와 '소송' 장기전..회장 일가 경영권 당분간 유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이주현 기자 = 관심이 집중됐던 남양유업 임시 주주총회가 15분 만에 다소 싱겁게 끝났다.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제안한 3건의 안건은 모두 '없던 일'이 됐다.

한앤코와 매각은 결렬됐지만 남양유업은 매각을 계획대로 추진한다. 10월 임시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이사진 구성을 포함한 회사 경영진 쇄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직위해제했던 장남을 경영에 복귀시키고 차남을 승진발령하는 등 당분간 남양유업 경영을 홍원식 회장 일가가 맡을 것으로 예상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임시주총 15분 만에 끝…한앤코 경영진 선임 안건 부결

남양유업은 이날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Δ정관의 일부 변경의 건 Δ이사 신규 선임의 건이 부결되고 Δ감사 선임의 건은 철회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주총장에는 일반 주주 2명과 홍원식 회장의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 측 인사 및 남양유업 직원 주주를 포함해 10여명이 참석했다. 매각을 논의했던 한앤컴퍼니 측은 불참했다.

오전 9시 시작한 임시주총은 1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빠르게 마무리됐다. 앞서 남양유업이 한앤코에 매각 거래종결을 통보한 만큼 한앤코에 경영권을 이전하기 위한 안건 3건이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총이 끝나자 1층 로비 계단으로 주주들이 동시에 몰려나와 빠르게 건물을 빠져나갔다. 손에는 '2021년 임시 주주총회 회순 및 의안 설명서' 책자가 들려 있었다. 한 주주는 "주총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결정이 났다"며 "참석 전에 예상했던대로 3건이 모두 부결 (및 철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번 임시 주주총회는 지난 7월30일 열릴 예정이었다. 지난 5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보통주식 53%를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매각하기로 한 결정에 따라 신규 경영진을 선임하고 경영권을 이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임시 주주총회 당일 한앤코와 입장차이를 이유로 홍 회장이 주총장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임시 주총일정은 9월14일로 6주가량 돌연 연기됐다.

그 사이 한앤코와 남양유업 갈등 골은 깊어졌다. 한앤코는 지난 8월23일 홍 회장을 포함한 매도인을 상대로 조속한 매각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홍 회장 역시 주식매각 종결일인 8월31일 직후인 9월1일 한앤코를 상대로 "사전 합의 내용 미이행에 따른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밝히며 매각 결렬수순을 밟게 됐다.

한앤코와 매각은 결렬됐지만 홍 회장은 남양유업 매각 의지를 분명히 했다. 홍 회장은 지난 1일 "해당 분쟁이 종결되는 즉시 재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남양유업 임시 주주총회가 15분 만에 다소 싱겁게 끝났다. 한앤컴퍼니가 제안한 3건의 안건은 모두 '없던 일'이 됐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10월 임시주총 개최…임원·이사 재구성 '경영쇄신' 남양유업은 10월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르면 다음 달 초 임시이사회를 열고 임시주주총회 날짜와 안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주총 안건은 지배 구조 개선을 비롯한 현 남양유업 임원진 변동 및 이사회 재구성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10월 임시주주총회 안건 및 시기는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재공시를 통해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앤코가 낸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만큼 남양유업과 한앤코 사이 법정 다툼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남양유업 경영은 홍 회장 일가가 이어간다.

남양유업 매각 과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홍 회장의 진의에 대한 의심도 커지고 있다. 매각 발표 전날 직위해제 상태였던 장남 홍진석 상무를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복귀시켰고 같은 날 차남인 홍범석 상무도 미등기 임원으로 승진 발령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한앤코와 매각 협상이 결렬되며 의심은 더 커졌다.

매각 이후에도 두 아들이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열려있어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말과 실제 행보가 반대라는 비판이다. 소비자 반감이 높아지며 불매운동 불씨도 되살아날 조짐이 보인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장남과 차남) 복귀와 승진은 경영 절차상 사전에 결정한 사안"이라며 "다만 시기가 매각발표 전날이라 논란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