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팔리던 집도 다 팔린다".. 경기도 미분양 1년만에 절반으로

허지윤 기자 2021. 9. 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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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이 이어지며 경기도의 미분양 주택이 계속 소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 장세가 향후 2년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14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 31개 시군에 민간업체가 건설·공급한 주택 중 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 물량은 지난 6월 31일 집계 기준 1267가구로, 전년 동기(2445가구) 대비 48.1% 감소했다. 올해 1월(1567가구)보다는 약19%(300가구) 줄었다.

미분양 주택이 하나도 없는 지역은 11곳(수원, 성남, 안산, 안양, 광명, 군포, 의왕, 여주, 동두천, 과천, 연천군)으로 늘었다. 올해 1월엔 9곳이었다. 안양과 여주가 새롭게 포함됐다. 1년 전 6월 미분양 주택이 0인 지역은 8곳(수원, 성남, 광명, 동두천, 안산, 과천, 군포, 의왕)이었다.

지난 8월 8일 오후 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및 경기도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소위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빠르게 소화됐다. 올해 1월 경기도의 민간 미분양 주택은 958가구였지만, 6월엔 668가구에 그쳤다. 약 5개월만에 30% 이상 줄어든 셈. 작년 6월 말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805가구였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경기도 내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은 화성(205가구), 고양(125가구), 평택(112가구) 정도다. 그 외 지역들은 두자릿수를 넘지 않거나 아예 없었다.

미분양 물량은 부동산시장의 분위기와 가격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척도다. 미분양 증감을 통해 부동산 거래 활기와 지역 주택 수급 상황, 향후 가격 전망을 읽을 수 있다. 2년 전인 지난 2019년 6월만 해도 경기도 내 미분양 주택은 7853가구였다. 이 중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835가구였다.

미분양이 잘 팔린 것은 서울 집값이 오르면서 경기도권에서 집을 찾으려는 수요가 늘어난 여파다. 수요가 증가하는 데는 교통망 확충 개발 사업도 한 몫을 했다. 행정안정부의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보면, 전국 230개 시군구 중 3년 전보다 인구가 늘어난 지역 57곳 중 경기 지역에 19곳(과천, 하남, 김포, 시흥, 화성, 평택, 양주, 남양주, 광주, 오산, 의왕, 고양, 용인, 파주, 양평, 의정부, 안성, 이천, 여주)이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저가 주택을 찾는 내 집 마련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3기신도시 개발과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등 광역교통망 개발 계획이 나오면서 경기도 내 미분양 주택이 빠르게 해소됐다”면서 “개발 기대감이 부동산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분양주택 물량을 면적별로 구분해보면 전용면적이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주택의 미분양 물량이 가장 적었다. 경기도 내 전용 60㎡ 이하의 미분양 주택 물량은 403가구, 전용 60㎡초과 ~ 85㎡ 이하는 769가구, 전용 85㎡ 초과 미분양주택 물량은 95가구로 집계됐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전용 85㎡ 초과 주택이 82가구로 가장 적고, 전용 60㎡이하가 347가구로 가장 많았다. 전용 60㎡~85㎡ 미분양 물량은 239가구다. 중대형 평형이 상대적으로 공급이 적다보니 미분양 물량도 적은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경기도 미분양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 “재고도 없는 수준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했다”고 했다. 그는 ”향후 1~2년 동안은 미분양 주택 물량이 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현재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110대 1, 수도권 청약 경쟁률은 30대 1수준인데, 수도권 청약 경쟁률이 한자릿수가 되기 전까지는 미분양 주택이 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선호도가 낮은 입지의 단지이거나 하자가 있는 경우, 분양가 자체가 높은 경우 등에 미분양이 생기는데 현 수도권 시장은 하자가 있거나 선호도가 낮은 단지여도 집이 팔리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장세에서도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집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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