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라만 네 대..흔치않은 '현의 매력' 빠져보세요"

송주희 기자 2021. 9. 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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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는 바이올린이랑 뭐가 다르죠?' 비올라 연주자들이 이 악기를 켜면서 무수히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다.

바이올린이 화려하고 날카로운 음색으로, 첼로가 묵직한 중저음으로 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것과 달리 비올라는 이들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기에 할 그 개성이 도드라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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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 비올라' 공연 앞둔 4인]
헨리 퍼셀 '..환상곡 10번' 초연 등
비올라로 가능한 모든 곡 연주
"평소 접하지 못했던 사운드 선사"
오는 18일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비올라 사중주 연주를 펼칠 비올리스트 김세준(왼쪽부터), 이승원, 김규현, 문서현/사진=성형주기자
[서울경제]

‘비올라는 바이올린이랑 뭐가 다르죠?’ 비올라 연주자들이 이 악기를 켜면서 무수히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다. 바이올린이 화려하고 날카로운 음색으로, 첼로가 묵직한 중저음으로 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것과 달리 비올라는 이들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기에 할 그 개성이 도드라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비올라는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주목하시라. 이 선입견을 깨부수고 비올라의 무궁무진한 매력을 선보일 특별한 공연이 펼쳐진다. 오는 18일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비올리스트 김규현·이승원·김세준·문서현이 펼치는 ‘비올라의, 비올라에 의한, 비올라를 위한’ 무대, ‘포 비올라’다. 공연을 앞두고 쵝느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들은 “네 대의 비올라 편성으로 할 수 있는 곡들은 거의 다 프로그램에 넣었다”며 “평소 접하지 못했던 이 악기의 새로운 사운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네 사람은 인기 현악 사중주단인 노부스 콰르텟(이승원, 김규현)과 아벨 콰르텟(김세준, 문서현)의 전·현 비올라 주자다. 최근에는 비올라가 단독 악기로 주목받으며 다양한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비올라 만으로 구성된 사중주 연주회는 흔치 않다. 김규현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비올리스트 네 명이 유튜브에 올린 연주 영상을 보면서 ‘저런 무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평소 친분이 있던 세 사람에게 제안했는데 다들 흔쾌히 (제안을) 받아줘 공연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오는 18일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비올라 사중주 연주를 펼칠 비올리스트 김세준(왼쪽부터), 이승원, 김규현, 문서현/사진=성형주기자

이들이 꼽는 비올라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바이올린의 음역을 비올라로 바꾸려면 악기가 (지금보다) 훨씬 커야 하지만, 이는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이죠. 지금의 비올라 소리는 악기가 충분히 울리지 않고 나오는, 어떻게 보면 화성적으로 불균형한 상태인데 그것이 오히려 비올라만의 음색을 만들어냅니다.”(문서현) “비올라는 현의 장력이 세고 활과 만나 반응하는 속도가 바이올린과는 다릅니다. 이 차이에서 오는 소리의 공간감이 매력인 것 같아요.”(이승원)

악기의 ‘참맛’을 200%, 300%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에도 공을 들였다. 마랭 마레의 ‘스페인풍의 라폴리아’를 비올라 네 대용으로 편곡한 가스 녹스 버전과 헨리 퍼셀의 ‘네 대의 비올라를 위한 환상곡 10번’은 한국 초연이다. 바흐의 바이올린 곡으로 유명한 파르티타 2번 중 ‘샤콘느’도 비올라 네 대 버전으로 편곡해 선보인다. 김세준은 라폴리아 연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가스 녹스는 천재적인 아이디어로 비올라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비올리스트이자 작곡가”라며 “활로 현을 때리거나 비올라로 첼로 소리를 내는 등 악기의 한계를 넘어서는 주법과 포인트가 많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규현 역시 “프랑스 바로크의 결정판으로 그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곡이라 기대된다”고 거들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비올라의 매력 뿐 아니라 연주자 네 명의 개성도 확인할 수 있다. 이승원은 “곡마다 퍼스트를 바꿔 연주한다”며 “퍼스트 연주자의 개성이 전체 앙상블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색다른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8일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비올라 사중주 연주를 펼칠 비올리스트 김세준(왼쪽부터), 이승원, 김규현, 문서현/사진=성형주기자

네 남자가 들려줄 현의 노래는 무르익어가는 가을 감성을 한껏 자극한다. 김규현은 “비올라 사운드는 트렌치코트를 입은 아버지의 목소리처럼 푸근하기도 하고 요즘 날씨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편안한 마음으로 와서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서현도 “비올라 네 대로만 빚어내는 음색과 에너지를 기대해달라”며 “비올라를 잘 몰랐던 분들이라면 꼭 봐야 하는 공연”이라고 웃어 보였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사진=성형주 기자 foru8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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