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로봇과 남성' 틀 깨고..남성 로봇과 여성의 '특별한 로맨스' 다뤄

김인구 기자 2021. 9. 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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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개봉하는 '아임 유어 맨'(사진)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인공지능(AI) 로봇 로맨스에 대한 편견을 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의 AI 로맨스 영화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게 '그녀'(2013), '엑스 마키나'(2015)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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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톡 - 16일 개봉 ‘아임 유어 맨’

16일 개봉하는 ‘아임 유어 맨’(사진)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인공지능(AI) 로봇 로맨스에 대한 편견을 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의 AI 로맨스 영화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게 ‘그녀’(2013), ‘엑스 마키나’(2015) 등이다. ‘그녀’는 루저 같은 대필작가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와 전지전능해 보이는 AI 운영체제 사만다(스칼릿 조핸슨)의 러브 스토리였고, ‘엑스 마키나’는 천재 개발자가 창조한 매혹적인 AI 에이바(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치명적 사랑이었다. 둘 다 인간과 AI의 사랑이 주요 테마지만 공교롭게도 AI로 표현된 대상이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남성 관객을 염두에 두고 남성 연출자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셈이다. 따라서 인간과 로봇의 사랑이 과연 가능한지에 대한 철학적 고민보다는 여성 AI를 바라보는 남성들의 섹슈얼판타지를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아임 유어 맨’은 정확히 정반대다. AI 로봇 톰(댄 스티븐스)은 남성이고, 톰을 보면서 의심하고 고민하는 주인공 알마(마렌 에거트)는 사랑에 무관심한 여성이다. 그리고 이런 구도는 화제작 ‘파니 핑크’의 여주인공으로 시작해 연출자로 변신한 마리아 슈라더 감독에 의해 완벽하게 계산됐다.

페르가몬 박물관의 고고학자 알마는 연구비를 마련하기 위해 완벽한 배우자를 대체할 AI 로봇을 테스트하는 실험에 참여한다. 그는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완성된 ‘맞춤형’ 파트너 톰과 특별한 동거에 들어간다. 사랑의 감정 따윈 돌아볼 여유도 없었던, 그냥 연구비 마련이 목적이었던 알마는 뛰어난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순수하고 헌신적인 톰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과연 이건 사랑의 감정인 것일까, 인간과 AI의 사랑은 가능한 것인가.

알마가 톰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장면들을 통해 AI 러브스토리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발견하게 된다. 톰은 물론 잘 생겼고, 로맨틱하며 무엇이든 들어주지만 절대 남성적 매력으로 어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알마를 기다리고 알마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알마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톰은 알마의 쾌락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행복을 위해 설계된” 것이다.

AI 러브 스토리이지만 매우 간결하고 담백하다. AI를 드러내기 위한 과도한 CG도 없고, 인간과 AI의 관계를 극적으로 몰아가기 위한 장치도 없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21년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인 최고연기상을 받았다. 15세 관람가.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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