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해저도시, 힘든 도전이지만 세계적 스마트 해양관광도시 될 것"
임현택 가천대 초빙교수(스마트해양학회장)
AI·VR 등 갖춘 스마트 건물들
해저 3층·해상 4층 규모로 개발
침매공법 활용 수압·지진 견뎌
해수부 승인 땐 5년 뒤 선뵐 듯
현재 육지 중심으로 개발이 추진 중인 인천 내항을 육지와 해저생활이 동시에 가능한 최첨단 해저도시로 개발하는 방안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해저도시 개발안을 기업이 받아들여서 민간사업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제안서도 제출돼 세계 최초의 첨단 해저도시 탄생이 주목된다. 인천 내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항만 중 하나다. 해수면은 약 175만㎡, 항만부지는 약 363만㎡에 달한다. 현재 인천 북항과 인천 신항이 운영되고 있으나 물동량이 대폭 감소해 항만재개발사업 대상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14일 도시개발업계 등에 따르면 갑을그룹은 8월 말 인천 내항을 민간사업방식으로 최첨단 해저도시로 개발하겠다고 인천항만공사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천항만공사가 현재 추진 중인 인천 내항 재개발사업계획에 이를 반영하고 해양수산부가 승인하면, 5년 후인 2026년에는 인천 해저도시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해저도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20여 개의 스마트 건물들이 인천 내항 공유수면에 해저 3층·해상 4층 규모로 들어서고, 각 건물이 해저·해상통로로 연결되는 형태로 개발된다. 인천내항 재개발계획에 맞춰 1단계(2022∼2026년) 사업으로 1부두 앞에 ‘해저 퍼빌리언’(Incheon Underwater Pavilion)을 스마트 해저 건축물로 우선 건설하면서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방식이다. 해수면 약 10만㎡ 아래에 해저 퍼빌리언을 단계적으로 건축해 나가는 것이다. 해저 퍼빌리언의 고정식 주 건물에는 호텔, 클럽, 수족관 등의 시설이 들어서고, 소규모 콘서트홀(100∼200명 수용)과 중형 콘서트홀(500명 수용)도 계획됐다. 곡선 해저통로로 동인천역 지하상가와 연결된다.
갑을그룹에 따르면 해저 퍼빌리언은 사업비가 약 3900억 원(평당 3819만 원, 사업 기간 30개월 예정)이 소요된다. 해저 퍼빌리언 형태의 건물을 내항에 20개 정도 건설할 경우, 총 7조8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됐다. 완공되면 전체 연 면적 약 67만㎡에 연간 3224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전체 경제적 효과는 18조 원(1인당 소비 15만 원 가정), 일자리는 약 8만1000명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인천해저도시 개념을 설계하고 사업제안을 주도한 임현택(사진·가천대 초빙교수) 스마트해양학회장은 “인천해저도시 개발에 대해 일부에서 안전 문제 등을 거론하는데 우물통 공법과 쇠말뚝 및 침매공법 등 최첨단 건설 공법을 활용하면 된다”며 “수압이나 지진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천해저도시로 가자’는 책을 낸 임 회장은 “인천해저도시는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어느 나라도 해보지 못한 새롭고 힘든 도전”이라며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도 될 수 있고 세계적인 스마트 해양관광도시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10월 중순쯤에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스마트해양학회 공동주관으로 ‘인천해저도시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의 세미나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인천해저도시가 가시화하면 인천 내항과 지형 조건이 비슷한 영국의 웨일스항, 스페인의 바르셀로나항 등이 따라 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나라도 입지조건이 좋은 새만금과 여수EXPO역 앞바다를 지금부터라도 (사업 대상지로) 고려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해 해수부에서 27년간 근무한 임 회장은 해양환경정책과장, 세월호특조위운영지원담당관,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파리 유네스코정부간해양학위원회 파견, 인천시해양수산협력관 등을 거쳐 현재 가천대 초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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