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도 '우버 운전자는 직원' 판결.."최저시급·유급휴가 보장해야"

네덜란드 법원이 차량 호출 업체 우버의 운전자가 ‘고용된 직원’이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우버는 운전자에 법정 최저시급과 유급휴가 등 각종 혜택을 노동법에 따라 보장해야 한다.

우버 택시.

로이터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지방법원은 이날 “우버와 운전자간의 법적 관계는 고용 계약의 모든 특징을 충족한다”며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우버는 운전자를 기업에 고용되지 않고 플랫폼을 통해 그때그때 제공되는 일자리를 잡는 ‘긱 노동자’가 아닌 고용된 직원으로 봐야 한다는 것.

소송을 제기했던 네덜란드 노동조합연맹(FNV)은 “우버 기사들은 이제 자동으로 우버에 고용된다”며 “그들은 더 많은 임금을 받게 될 것이며, 해고·질병 등의 경우에 더 많은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FNV에 따르면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우버 운전자로 일하는 사람은 약 4000명이다.

법원은 이와 함께 우버에 기사를 위한 노동 계약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5만 유로(약 7000만 원)의 벌금 납부를 명령했다. 우버는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히며, 네덜란드에서 기사들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우버 북유럽 총괄 매너저인 마우리츠 쇤펠트는 “우버 운전자의 압도적 다수가 (고용 상태가 아닌) 독립적인 상태를 유지하길 원한다”며 “운전자들은 언제, 어디서 일할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플랫폼 노동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이들의 불안정한 지위에 대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그 결과 플랫폼 노동자를 고용된 직원으로 인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앞서 영국 대법원은 지난 2월 우버 운전자들을 근로자로 분류해야 한다면서 운전자들이 우버 앱에 접속하는 동안은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스페인 역시 지난 3월 유럽연합(EU) 국가 중 최초로 배달 기사 같은 플랫폼 노동자를 직원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 및 기술 담당 위원은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지속 가능하고 공정하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며 “집행위 차원에서 긱 노동자의 법적 지위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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