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임대인' 425명, 보증금 5793억원치 떼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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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2건 이상 돌려주지 않은 일명 '나쁜 임대인'이 지난달 기준 425명에 달하는 것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집계 결과 나타났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주시갑)이 HUG가 제출한 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31일 기준 우리나라에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2건 이상 돌려주지 않은 '나쁜 임대인'은 총 425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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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사업자 A씨는 나홀로 577억 떼먹어
"유사 피해 지속 우려..명단 공개해야"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2건 이상 돌려주지 않은 일명 ‘나쁜 임대인’이 지난달 기준 425명에 달하는 것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집계 결과 나타났다. 이들이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은 약 6000억원에 달했다. 이중 가장 많은 전세보증금을 떼먹은 임대인은 576억 6900만원을 미반환한 A씨로 밝혀졌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전세보증금을 떼먹은 임대인은 2016년 9월부터 세입자의 보증금을 이용한 갭투기를 통해 2020년 기준 477채의 등록임대주택을 매입한 A씨였다. A씨는 올해 8월까지 총 284가구의 보증금 576억 6900만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HUG가 571억 7700만원을 대위변제했으나 현재까지 회수한 금액은 1억 5300만원으로 회수율이 0.3%에 불과했다.
2위는 2020년 기준 591채의 등록임대주택을 보유하며 일명 ‘빌라왕’이라 불리던 B씨였다. B씨는 올해 8월까지 총 192가구의 보증금 357억 9925만원을 돌려주지 않았으며, 이에 HUG가 344억 3225만원을 대위변제했으나 회수한 금액은 3억 5266만원에 그쳤다.
올해 초 논란이 됐던 ‘세모녀 갭투기 사건’의 주인공인 언니 D씨와 동생 E씨가 세입자 가구에게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은 490억 7600만원으로 이들은 각각 271억 1100만원, 218억 6500만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HUG가 올해 8월 말까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한 가구에 대해서 대위변제한 금액은 444억 1600만원에 달했다.
또한 2건 이상 전세보증금을 미반환한 임대인의 보험 사고금액도 작년 8월 기준 2424억 3800만원에서 올해 8월 기준 5793억 4900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2019년 8월 대비 2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소병훈 의원은 “이처럼 급증하는 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나쁜 임대인 공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쁜 임대인 공개제도는 임대차계약이 만료된 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고의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돌려주지 않은 나쁜 임대인의 이름이나 그들이 소유한 주택의 주소, 다른 가구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사실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다. 소 의원은 지난 5월 한국형 나쁜 임대인 공개제도 도입을 위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소 의원은 이와 같은 제도가 시행될 경우 전세보증금 미반환사고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부터 ‘나쁜 임대인 공개제도(Rogue landlord checker)’를 운영하고 있는 영국 런던시는 제도 도입 후 약 20개월간 약 18만 5000명이 나쁜 임대인 이력 확인 시스템을 통해서 임대인의 과거 법령 위반 사실을 조회했다.
김나리 (lo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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