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고위인사 "남성과 여성, 함께 일 할 수 없다"

김명진 기자 2021. 9. 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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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의 고위 인사가 일터에서 여성들을 남성들과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부르카를 입지 않거나 얼굴을 드러낸 여성들이 교육과 취업 등 여성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거리 행진을 하면서 총을 든 탈레반 대원(맨 왼쪽) 앞을 지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탈레반 고위 인사 와히둘라 하시미는 13일(현지 시각) 보도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남성과 여성은 함께 일할 수 없다. 이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도입하려 거의 40년을 싸워왔다”며 “샤리아는 남성과 여성이 한 지붕 아래 같이 있는 것을 허용치 않는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하시미가 일터에서의 여성 금지가 언론계나 은행 등 금융권 분야에도 적용될 것이며, 집 밖에서 남성과 여성의 접촉은 병원 진료 같은 특정 상황에서만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시미는 “예를 들어 교육, 의료 등 분야에선 여성이 필요할 것”이라며 “여성을 위한 별도의 병원, 별도의 대학, 별도의 학교 등 분리된 시설을 두겠다”고 했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하시미의 발언이 새 내각의 정책을 어느 정도까지 반영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탈레반의 여성 차별 정책은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아프간에 제공되는 국제사회의 원조나 지원 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2일 탈레반 정권이 고등교육부 장관 대행으로 임명한 압둘 바키 하카니는 기자회견에서 초·중·고교와 대학 등 모든 학교에서 여성들을 남성들과 분리해 교육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여성의 대학 교육을 허용한다고 발표하면서도 성별 분리 수업을 조건으로 내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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