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 대도, 얼굴만 보고도 작동..코로나19 시대 엘리베이터의 '무한 진화'

윤희일 선임기자 2021. 9. 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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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회 엘리베이터 내부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엘리베이터는 이른바 ‘3밀’(밀폐·밀접·밀집)의 대표적 장소로 지목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중에서도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전파력이 강해 엘리베이터 내에서도 전염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런 상황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허청은 지난해 특허 출원한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바이러스 차단 관련 기술 건수가 전년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고 14일 밝혔다. 엘리베이터 내 바이러스 전파 차단 기술과 관련된 특허출원은 지난 10년간(2010~2019년) 연평균 15건 수준이었다. 2019년에는 17건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병한 지난해에만 114건이 출원돼 전년 대비 6.7배나 늘었다.

버튼을 직접 누르지 않고도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목적지 층을 선택할 수 있는 ‘비접촉식 정보입력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은 적외선 센서나 카메라 등을 이용해 사람의 손을 인식해 버튼을 접촉하지 않아도 원하는 층을 파악하는 방식과 음성 인식하는 방식,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정보를 입력받는 방식 등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얼굴을 인식해 그 사람의 거주층 또는 근무층 등을 자동으로 파악해 이동하는 기술까지 나오고 있다.

내부 공기를 정화하고 살균·소독하는 기술과 버튼을 자동으로 살균·소독하는 기술도 등장했다. 내부 공기를 정화하고 살균·소독하는 기술은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이 없을 때 살균제 살포 또는 UV(자외선)로 살균·소독하는 방식이 주로 적용되고 있다.

2020년 3월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주민이 갖다놓은 소독한 면봉이 있다. 버튼을 누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연합뉴스


버튼을 자동으로 살균·소독하는 기술은 대부분 사람이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버튼에 살균·소독제를 뿌리도록 구성됐다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지난해 출원된 각 기술별 특허 건수는 비접촉식 정보입력 기술 40건(35%), 내부 공기 정화 및 살균·소독 기술 38건(33%), 버튼 살균·소독 기술 36건(32%) 등으로 집계됐다. 엘리베이터의 바이러스 차단 기술 관련 특허 출원에 특별한 동향도 나타나고 있다.

2019년까지는 기업이나 연구기관 출원 비중이 71%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지난해에는 개인 비중이 61%로 기업·연구기관(39%)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 것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이용 시 짧게는 수십 초에서 길게는 2~3분 동안 ‘3밀’ 상태에 놓이게 되면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크게 다가오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국민들이 이런 상황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특허출원으로까지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성 특허청 심사관은 “이번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바이러스 차단 기술 개발 사례와 같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문제점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특허출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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