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삼금 55억원의 '가을의 여왕' 장하나, "운동에만 몰두해서, 결혼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주상 2021. 9. 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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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가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황금색 재킷을 입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이천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천 = 이주상기자] “운동에만 몰두해서, 결혼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황금빛 재킷의 주인공은 장하나(29·비씨카드)였다. 지난 12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골프클럽에서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 폐막됐다.

나흘 동안 진행된 대회에서 장하나는 매라운드 마다 1위를 기록하며 ‘와이어 터 와이어’우승이라는 진기록도 함께 달성했다.

우승상금 2억1천600만원을 거머줘 총상금도 55억원 이상을 기록,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임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골프여제’ 박인비를 비롯해서 전인지, 김효주 등 해외파가 총출동했고, 시즌6승으로 ‘대세’라 불리는 박민지 등 국내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모두 그린을 밟아 ‘별들의 전쟁’으로 불렸다.

장하나는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이 대회에서 했는데, 마지막 홀에 그 때 생각이 새록새록 났다. 당시엔 긴장을 정말 많이 해서 라인도 안보였는데, 오늘은 캐디 오빠와 그 때 이야기를 하면서 편하게 챔피언 퍼트를 했다. 그래도 사실 초반에는 긴장이 되긴 했다. 중간부터 위기 잘 막고 찬스는 또 잘 잡아내서 우승까지 이어졌다. 행복하다”라며 환하게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운동에만 몰두해서, 결혼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고민 아닌 고민으로 유쾌함을 전했다.

다음은 장하나와의 일문일답.

- 데뷔 후 첫 승한 곳에서 15승 째를 기록했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

3라운드를 마무리하면서 코스의 변화에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다. 1,2라운드는 비가 온 상태라 그린이 잘 받아줬지만 3라운드부터 그린이 조금 튀기 시작해서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최종라운드 핀 위치도 어렵게 세팅될 것을 예상했고, 프리퍼드 라이가 적용이 되지 않아 선수들이 어렵게 플레이 한 것 같은데, 나는 그냥 오늘 가장 운이 좋았던 선수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번 대회 우승이 새로운 시작을 알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 15승에 대한 의미는?

사실 20승을 하고 영구 시드권을 받는 것이 목표였는데, 영구 시드권 기준이 30승으로 올라가 먼 이야기가 된 것 같다. 그래도 우승은 할 때마다 새로운 것 같다. 우승을 많이 했다고 여유가 있다 그런 것은 특별히 없고, 그냥 이번 대회 코스는 타수 차이에 상관없이 뒤집힐 수 있는 코스라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 지금의 고민이 있다면?

항상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는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했다. 이번 시즌에도 우승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있었다. 물론 동계 훈련을 끝낼 때 후회한 적 없고, 자신감이 가득했지만, 매년 우승을 해 온 기록이 있어 부담감이 있긴 했다. 그래도 이건 나만 아는 부담이고 나만 가질 수 있는 부담감이라 생각하면서 매 대회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지금 특별히 골프 쪽으로는 고민이 없다. 다만 현실적인 고민은 있긴 하다. 너무 운동에만 몰두해서, 결혼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웃음)

- 최혜진이 무섭게 쫓아갔다.

사실 처음에는 많은 타수 차이가 나서 물론 긴장도 했지만 편한 마음이 동시에 있었다. 그런데 3타차까지 쫓아오고 뒷심 무서운 선수라 움찔 했지만, 내 목표만 생각하면서 쳤더니 마무리가 잘 된 것 같다. 3라운드까지 계속 69타를 쳐서 오늘도 목표가 69타였는데 그걸 못 이룬 것이 아쉽긴 하다.

- 타수 차가 많이 날 때는 어떤 생각이 나는지?

이 코스는 방어적으로 돌아가면 지게 되는 코스라 생각한다. 그냥 원래 하던 대로 하면서 너무 방어적으로만 하면 오히려 스코어를 잃을 수도 있는 코스다. 그냥 내 골프에만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타이틀 욕심은?

2017년에 KLPGA투어로 복귀한 이후 기록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다. 그냥 타이틀은 내가 잘하면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꾸준함이 궁극적인 목표라 최저타수 기록은 욕심이 조금 난다. 그리고 KLPGA투어에서 신인왕과 최저타수상만 못 받아봐서 그 기록은 욕심이 조금 나는 것 같다.

- 가을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는?

작년인가부터 내가 우승하면 가을이 온 것이라고 말씀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시즌 초반부터 잘 치는 것이 선수의 도리고 의무긴 하지만. 또 그런 수식어를 가지게 되는 것도 참 영광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이번 우승을 통해 가을의 시작 알린 것 같아 기쁘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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