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청소 노동자 보름째 농성 "업무 늘었는데 임금은 줄어"

조민주 기자 2021. 9. 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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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전담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 하청 청소 노동자들이 병원 신관 로비에서 보름째 농성 중이다.

이점자 공공운수노조 울산대병원 민들레분회장은 1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대유행에 업무 강도는 급격하게 늘었고, 동료 청소 노동자 6명이 코로나에 확진됐다"며 "어려운 시기에 더 열심히 일해왔는데 업체는 오히려 임금 인상률을 예년보다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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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병원 신관 1층 로비에 조성된 민들레분회 농성장. 레벨D 방호복에 '청소 노동자가 위험하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2021.9.13/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감염병 전담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 하청 청소 노동자들이 병원 신관 로비에서 보름째 농성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업무는 급격하게 늘었는데 업체가 제시한 올해 임금 인상률은 오히려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이점자 공공운수노조 울산대병원 민들레분회장은 1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대유행에 업무 강도는 급격하게 늘었고, 동료 청소 노동자 6명이 코로나에 확진됐다"며 "어려운 시기에 더 열심히 일해왔는데 업체는 오히려 임금 인상률을 예년보다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울산대병원 청소·장례식장 하청 노동자 93명으로 구성된 민들레분회는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지난 8월 30일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병원 청소 노동자들은 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와 의료 폐기물을 처리하고, 병원 임시선별검사소를 방역하는 업무 등을 담당한다.

2009년부터 12년째 울산대병원에서 일해왔다는 이 분회장은 "사스나 메르스 사태 때도 이 정도로 업무가 많지는 않았다"며 "지난해 월 10톤가량 나오던 병원 폐기물이 올해 초 80톤정도로 늘었고, 최근 몇 달 사이엔 월 110톤가량의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높아진 업무 강도에도 회사는 인원 충원이 안 된다, 임금 인상도 안 된다고 한다"며 "필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열악한 근로조건을 강요한다면 누가 받아들이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점자 공공운수노조 울산대병원 민들레분회장. 2021.9.13/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이 분회장에 따르면 민들레분회 조합원들이 소속된 용역업체 3곳은 매년 최저임금 인상 폭을 1년 앞당겨 임금에 적용해 왔으나 올해는 용역업체가 그보다 낮은 시급 15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시급 440원 인상과 코로나 병동 근무자에 대한 위험수당 30만원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10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 분회장은 "울산대병원은 지난해 120억원의 흑자를 냈고 올해도 6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병원은 도급비를 현실화하고 용역업체 관리감독 강화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는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질적 결정권자인 울산대병원이 청소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병원측은 하청 업체의 노사 문제에 원청이 직접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체측에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울산대병원 신관 1층 로비에 조성된 민들레분회 농성장. 2021.9.13/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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