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애플카가 쏘아 올릴 주식은 무엇일까

정해용 기자 2021. 9. 1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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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투자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는 애플이 어떤 기업과 협업을 해 자사의 전기차(일명 애플카)를 내놓을지다.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기업 중 하나인 애플이 자동차 분야로까지 영역을 확장할 경우 협력업체로 선정된 기업들은 큰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애플카 렌더링 이미지.

국내 기업들 중 애플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곳은 LG전자(066570) 등 LG그룹 계열사들이다. 대만의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최근 애플이 지난달 LG전자와 접촉해 애플카 개발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애플이 최근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에 애플카 관련된 견적요청서(RFQ‧Request For Quotation)을 발송했다는 보도도 있다.

LG와 애플이 협력해 애플카를 만들 것이라는 전망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나왔다. LG가 글로벌 3위 자동차부품회사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한 ‘LG마그나’를 통해 애플카 생산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다시 LG와 애플의 협력 가능성이 보도되며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 상황이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 10일 LG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53% 상승한 14만6500원까지 상승했다. LG그룹의 카메라 모듈, 차량용 전장부품 등을 만드는 계열사인 LG이노텍(011070)의 주가도 같은 날 전 거래일보다 3.84% 오른 23만원까지 올랐다.

LG그룹뿐 아니라 삼성그룹, SK그룹도 애플의 전기차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이 애플카를 공개할 시점은 2025년 전후로 예상된다. 2025년이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30% 정도 되는 시기다. 애플이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 시장의 절반이 되지 않는 이때쯤 미리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그런데 이제 4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애플이 모든 부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존에 애플이 아이폰 부품 공급 과정에서 협력했던 업체들을 적극 활용해 애플카를 만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제한적인 시간 속에서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아이폰 부품 공급망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부품을 LG, 삼성, SK로부터 구매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이 애플카에 배터리 등을 공급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애플카가 실제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 협업을 할 경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EV’의 배터리 리콜로 기업공개(IPO) 일정이 연기된 LG에너지솔루션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지난달 21일 GM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장착된 볼트EV 7만3000대를 추가로 리콜한다고 발표했고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도 볼트EV 화재 사건으로 6만9000대의 리콜을 결정한 바 있다. GM의 리콜 결정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최대 5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카는 국내 소재기업에게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전기차에는 전기차용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등 소재가 필요하다. 국내 소재기업들이 애플카 배터리에 필요한 양극재를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247540), 엘앤에프(066970), 한솔케미칼(014680), 포스코케미칼(003670) 등이 애플카에 양극재 등을 공급할 후보 기업들로 언급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9일 SK이노베이션과 10조1102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엘앤에프도 지난 6월 테슬라와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으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애플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추진한 것은 지난 2014년이다. 프로젝트 이름은 타이탄. 7년째로 접어든 타이탄 프로젝트가 국내 기업들에 어떤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애플카가 쏘아 올릴 주식이 어떤 곳일지 투자자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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