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 만에 드디어 들려온 美 증시 반가운 소식
14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76% 오른 3만4869.63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23% 상승한 4468.73을 기록했습니다. 다우와 S&P500은 닷새 연속 하락하다가 엿새 만의 상승입니다. 나스닥은 0.07% 떨어진 1만5105.58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1% 올라 배럴당 70.45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8월3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어선 것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번 주에 주목해 봐야 할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로 ‘델타 변이와 증시 먹구름은 이제 피크?’, ‘물 위로 나오는 증세’, ‘인플레 심리도 5%대’를 꼽았습니다. 엿새 만에 오른 다우와 S&P500의 배경엔 델타변이에 따른 확진자 증가가 이제 정점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있다고 합니다. 방송에서 그 내용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델타 변이, 증시 먹구름 피크?
월가 증시에서 다우와 S&P500이 엿새 만에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미국에서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 확산이 꺾이는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이 집계한 코로나 통계에 따르면, 12일 현재 미국의 7일 평균 코로나 확진자는 14만4300명으로 한 주 전보다 12% 감소했습니다. 또 최근 피크를 쳤던 9월1일과 비교해도 14% 줄었습니다. 당시 7일 평균 16만7600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발표하는 데이터도 같은 흐름입니다. 10일 현재 7일 평균 확진자는 13만5749명으로, 8월27일 기록했던 최근 최고치인 15만7254명보다 14% 줄어든 감소 추세입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빅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전 세계가 팬데믹에서 회복되는 가운데 협조적인 정책이 지속되고 있으며, 기업 실적의 서프라이즈가 계속되고 있어 강한 글로벌 성장에 따른 리스크 선호 자산배분을 유지한다”며 “글로벌 경제의 재개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지연되기는 했지만, 델타 확산은 미국과 전세계에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팬데믹 회복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도이치뱅크의 조사에 따르면 70% 가까운 투자자들이 연말까지 5% 이상의 주가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는 전세계 550명의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58%의 응답자가 연말까지 5~10%의 주가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10% 이상의 주가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0%입니다. 연말까지 큰 주가 하락이 없을 것이라고 대답한 경우는 31%였습니다.
응답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예상보다 긴 기간 동안 물가가 높게 유지된다면, 중앙은행들이 부양책을 서둘러 축소할 것이고 이는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 물 위로 나오는 증세
미국 민주당 내에서 회람되고 있는 증세 방안이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언론을 통해서 전해졌습니다. 민주당은 상원을 통과한 1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 법안과 별개로 3조5000억 달러의 사회적 인프라 투자 법안을 예산안과 같이 통과시키려고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초당적인 1조 달러 인프라 법안에는 증세 방안이 없었으나, 3조5000억 달러의 사회적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를 추진하는 것입니다. 증세로 2조9000억 달러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안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가 낸 2조3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방안과 1조8000억 달러 규모의 사회적 인프라 투자 방안에는 법인세, 자본이득세 등의 증세 방안이 있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민주당의 증세 방안에 따르면 법인세는 현재의 21%에서 26.5%로 올리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바이든이 제시한 28%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여전히 세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기업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기업 규모에 따른 차등 세율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연 500만 달러 이상 벌어들이는 기업에는 26.5%의 세율을 적용하되, 40만~500만 달러인 경우는 21%, 40만 달러 미만인 경우에는 18% 등 낮은 세율을 매기겠다는 것입니다.
자본 이득에 대한 세율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자본이득에 대한 최고 세율은 20%에서 25%로 올리는 것입니다. 미국은 1년 이상 보유한 주식 등 자산을 매각해서 자본 이득을 올리는 경우에는 최고 세율 20%를 매기고 있습니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는 자본이득세 최고 세율을 20%에서 39.6%로 2배 가까이 올리겠다고 했으나 이보다는 낮은 것입니다. 하지만 세율이 오르기 전에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기려는 투자자들이 많다면 주식 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증세 계획도 들어갔습니다. 연간 500만 달러 이상 버는 사람들에게는 3%포인트의 가산세를 물리겠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전략가는 “현재 시장은 내년 세금 인상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을 뿐”이라며 “9월이 바쁜 입법 일정으로 인해 조만간 주식 시장의 이익 추정 변동성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증세안이 최종 통과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단 3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사회적 인프라 투자 법안에 대해 조 맨친 민주당 상원 의원이 부정적인 입장인 게 가장 큰 변수입니다. 그는 법인세율도 25%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맨친 의원은 웨스트 버지니아 출신으로 민주당 소속이지만 보수 성향인데, 국가 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상원은 민주당 대 공화당이 50대50인데, 맨친이 반대하면 통과가 어렵습니다.
◇ 인플레 심리도 5%대
뉴욕연방준비은행의 8월 소비자 기대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1년 후 인플레이션이 5.2%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7월에 4.9%를 기록한 이후 다시 오른 것으로 첫 5% 대입니다.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입니다. 미국 소비자의 3년 뒤 인플레이션 전망도 4%로 7월의 3.7%보다 더 올랐습니다.
소비자들의 물가 기대가 오른 것은 음식료 가격, 렌트비, 의료비 등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입니다. 식품 가격 상승 기대는 전달보다 0.8% 포인트나 오른 7.9%에 달했고, 렌트비는 0.2% 포인트 오른 10.0%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의료비도 0.2% 오른 9.7%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연준의 두 가지 책무인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을 달성하기 위해선 인플레이션 기대를 잡는 게 열쇠라고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기대를 잡지 못하면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을 이끌게 되고, 한번 오른 임금은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달성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8월 소비자 물가에 대한 월가의 전망은 5.3%입니다. 전달의 5.4%보다 다소 누그러들 수 있지만, 여전히 5% 대의 높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내다 보고 있습니다. 미 연준이 ‘일시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인플레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는 것입니다.
이날 유가도 6주만에 최고치로 올랐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10월물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73달러(1.1%) 오른 배럴당 70.4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시 배럴당 70달러 대로 올라선 것입니다. 지난 8월3일 이후 가장 높은 것입니다.
일시적으로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서 멕시코만 일대에서 원유 생산이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내년에는 글로벌 원유 수요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OPEC은 내년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1억80만 배럴로 올해보다 하루 420만 배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수요인 하루 1억30만 배럴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겨울 한파가 예상보다 강하면 내년 초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에선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코로나 확진자 증가가 주춤하면서 월가 증시에서 다시 웃음 소리가 들립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가 하락 위험이 크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증시의 출렁임이 강해지는 때인 만큼 리스크를 항상 염두에 두면서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물밑에서 움직이던 미국의 증세 움직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이 법인세와 자본이득세 세율을 올리겠다고 나서는 것입니다. 증세는 기업 이익이나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향후 추이를 잘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미국 소비자들의 인플레 전망도 5%를 넘어섰습니다. 인플레 우려가 잠잠해지지 않고 오히려 강해지는 모습입니다. 가파른 인플레는 비용과 임금 상승으로 기업 실적에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꺼지지 않는 인플레 우려를 항상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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