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경청하는 '어른'.. 공감 능력 ZERO 꼰대

손민정 기자 2021. 9. 1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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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MZ세대의 경제학<7>] 세계적 '오케이 부머' 열풍에.. 오바마·바이든도 '꼰대'

[편집자주]한국 사회의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의 이상과 현실 차이는 매우 흥미롭다. MZ세대는 미래에 대비하면서도 동시에 현재의 자신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소비에도 열중한다. 머니S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 10명 중 9명 이상이 재테크를 하고 있으며 전통적 방식의 적금은 물론 주식, 부동산에 암호화폐까지 투자하고 있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영끌’과 빚내서 투자는 ‘빚투’ 등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놀라운 사실이다. MZ세대 재테크 성향은 물론 그들의 소비, 결혼과 출산에 대한 계획, 팬데믹 전후 여가 활동의 이동, 스트레스 요인이나 해소법 등에 대한 결과도 다양한 양상을 띈다. 틱톡, 유튜브 등 ‘숏폼’을 이용한 놀이 문화와 가상세계에서의 의식 흐름, 과시 소비 현상의 실체와 직장 생활에 대한 한국 사회 MZ세대들의 ‘찐’(진짜) 실상과 과 그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밈’(문화 전달)을 공개한다.

Z세대는 어른과 꼰대의 차이로 서로의 관점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공감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1부
(1-1) "영끌·빚투? 그건 일부 얘기"… MZ세대, 안전 투자한다
(1-2) 2021년 MZ세대 경제 키워드는 ‘제로’(Z·E·R·O)
(2) 경제 주류의 대이동… M세대 앞서는 Z세대
(3) M세대 분노… '내집마련·결혼·출산
▶2부
(4) “같이 틱톡할래?” 요즘 Z세대들은 ‘숏폼’으로 논다
(5) M "Z의 철없는 명품소비"… '가까운 듯 먼' 세대 갈등 빚나
(6) “상상이 현실로"… Z세대가 메타버스에 빠진 이유는
(7) 포용·경청하는 ‘어른’… 공감 능력 ZERO 꼰대


•조사대상 : 국내 MZ세대 438명 
•2021년 ‘국내 MZ세대 소비 성향 실태조사’ 결과 (머니S)
•MZ세대 기준 : 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



누구보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게 어떤 인정도 허용하지 않는 존재가 있다. 공감 능력이 부재인 일명 ‘꼰대’(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다. 

꼰대들의 특징은 사실상 MZ세대엔 관심도 없는 ‘MZ세대’라는 키워드를 만들어 20~30대를 ‘자기중심적인 세대’로 엮었다. 그러면서 MZ세대보다 더 MZ세대를 궁금해하는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M세대와 Z세대 간에도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Z세대는 무작정 기성세대만을 꼰대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직장 내 사수격인 M세대 선배나 상사의 경우에도 ‘어른다운 M세대’와 ‘꼰대같은 M세대’로 구분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Z세대는 어른과 꼰대를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까. Z세대는 어른과 꼰대의 차이로 서로의 관점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공감 문제를 꼬집었다. 

20대 초반의 한 사회초년생은 “어른과 꼰대의 큰 차이점은 조언 방식에 있다”며 “어른은 젊은 세대들을 이해하면서도 자신의 과거 시절을 비추어 아랫사람의 태도를 교정해주거나 조언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꼰대에 대해선 “자신의 과거 시절을 비추어 자기 연민을 가지고 말한다”며 “‘너네는 지금 편한 것이다’, ‘나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등의 말과 함께 일방적으로 대화를 이끈다”고 지적했다.



나이로 구분하는 문화 ‘NO’… 인정·이해하는 ‘공감’ 문제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서로의 관점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공감을 바탕으로 나누는 대화는 조언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안된다”라는 부정적인 시각과 지적이 앞서는 것은 다른 문제다. 

‘어른은 포용하고 경청하는 사람, 꼰대는 이미 인생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사회초년생은 “배울 점이 많은 어른은 굳이 다그치며 가르치려 하지 않아도 평소 그의 행동을 보면서 ‘아, 저렇게 해야 하는 것이구나’라고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매일 다른 사람들에게 일침만 가하는 꼰대의 태도에서 별다른 가르침을 얻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기성세대와 청년들의 대립구조는 어떤 세대에도 늘 있었던 일”이라며 “기성세대들 입장에서 20~30대 젊은 층을 ‘본인과 많이 다르다’고 여기고 이를 양극화 시키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30대가 본인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며 “그들은 자신이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고 기성세대들과 서로 자라온 환경이 다를 뿐”이라고 덧붙였다.



세계판 꼰대 비판하는 ‘오케이 부머’



꼰대와 젊은 층의 갈등은 단연 한국 사회의 문제만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꼰대’를 비판하는 시각의 ‘오케이 부머’(OK Boomer) 열풍도 여러 나라에 걸쳐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오케이 부머는 영·미권 젊은이들 사이 널리 쓰이는 말로 기성세대의 잔소리와 참견에 “알았으니 그만하라”는 뜻을 담은 말이다. ‘부머’는 통상적으로 1946~1965년 출생한 베이비부머세대를 의미하지만 여기에서 사용되는 부머는 단순히 특정 나잇대는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머는 거들먹거리거나 젊은 사람들의 관심사를 전혀 모르는 나이 많은 사람을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꼰대의 차이가 나이보다는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공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오케이 부머라는 단어가 확산된 계기는 ‘뉴질랜드 의회’에서다. 녹색당 소속의 ‘클로에 스와브릭’ 의원이 기후변화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던 중 나이 든 의원들이 야유를 보내자 그가 ‘오케이 부머’라고 대응하면서 이슈를 모았다.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이 ‘틱톡’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퍼져 나가며 수많은 오케이 부머 해시태그가 달렸다. 순식간에 세계적인 사회 현상으로 대두된 오케이 부머는 뉴욕타임스(NYT), NBC뉴스 등 미국 주류 언론의 주목을 집중시키며 세대 간 갈등을 나타내는 상징이 됐다. 

NYT는 “심화되는 불평등,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의 대학 등록금, 기후 위기 등이 모두 반(反)부머 정서를 키웠다”며 “오케이 부머는 자신들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를 향한 Z세대의 끝없는 대꾸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NBC뉴스는 “오케이 부머는 갑자기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이전부터 예상 가능했던 말”이라며 “밀레니얼(M)세대는 수년간 기성세대의 비난과 모욕, 의견 묵살을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오케이 부머 앞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매우 부머스러운(꼰대스러운) 시각’을 지니고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캠프 문구인 ‘허튼 소리마!’(No Malarkey!)가 적힌 버스를 타고 아이오와주로 유세를 다녔다. 

당시 1920년대에 만들어진 이 문구가 시대에 너무 뒤처진다는 비판을 받으며 이런 낡은 사고방식으로 인해 “1982년 시의회 선거에나 어울릴 인물”이라는 조롱을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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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정 기자 smins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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