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제대로 관리해라" 저축은행 쪼는 금융당국
업계 상반기만 여신 10조원 늘며 '위험 수위'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금융감독원이 가계대출과 관련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연이어 제재를 내리고 있다. 가계대출 건전성과 취급 기준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은행업계는 상반기 급증한 대출로 인해 감독당국이 규제와 관련한 ‘경고 시그널(신호)’을 주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대출이 크게 증가한 저축은행들은 다음 타깃이 될까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검사 당시(2020년 12월 30일)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기준이 차주(사업자) 업력에 따라 차등화돼 있지 않았다. 사업 개업후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사람도 추정소득이 과도하게 산정돼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애큐온저축은행에게 차주의 업력에 따라 대출 한도·금리 등을 세부적으로 차등화하고, 차주의 추정소득 적용 시 합리적인 상한을 정하는 등 차주별 신용리스크를 적절히 평가·관리할 수 있는 심사기준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KB저축은행도 같은날 ‘가계신용대출에 대한 건전성 및 수익성 관리 강화’, ‘여신감리기능 강화’ 등의 내용으로 경영유의를 받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출시한 가계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올리고 금리를 할인하는 방식으로 대출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상품위원회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 이에 금감원은 가계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나 금리정책을 변경할 경우 상품위원회 부의 절차를 밟을 것을 권고했다.
또한 KB저축은행은 여신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감리인력 부족 및 감리업무 미전산화 등을 이유로 감리대상 중 부실채권 및 기존 대출 취급건에 대한 감리를 수행하지 않았다. 대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수행되지 않던 셈이다. 금감원은 업무절차 전산화, 감리인력 보강 등 여신감리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두 저축은행을 포함해 올해만 7곳의 저축은행에게 대출과 관련된 내용으로 경영유의를 내렸다. 여신 관리를 포함해, 대출금리가 제대로 산정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도 존재했다.
CK저축은행은 지난 2013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기간 중 일반자금대출의 대출 연장계약을 체결하면서 차주의 신용등급이 하락하지 않았음에도 합리적인 대출금리 산정기준 없이 직전 계약대비 최대 인상한 대출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발견돼 경영유의를 받았다.
이처럼 금감원의 저축은행에게 대출 관련해 계속된 지적에 나서는 건, 최근 저축은행 여신규모가 큰 폭으로 늘면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 상반기 총 대출 규모는 88조원으로 전년 말(77조6천억원) 대비 10조4000억원(13.4%) 증가했다. 5대 대형 저축은행만 따지면 상반기 대출 규모는 32조2541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수요가 많아지면서 대형뿐 아니라 중소형사들의 대출 규모도 증가했다”며 “전체 저축은행 개수가 많다 보니 제대로 관리 안되는 곳이 있어 부문이나 정기 검사에서 중점적으로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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