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첫 대면 정상회의 24일 백악관서 개최"(상보)
美 외교 추, 아프간 철군 사태 후 다시 中 견제로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4일 호주, 인도, 일본 등 쿼드 국가들과 사상 첫 대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백악관이 공식 발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맞이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는 21일 뉴욕에서 시작하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각국 정상들이 미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열린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해리스 정부는 쿼드 '격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며 "이는 지난 3월 (화상으로 열린) 첫 쿼드 정상회의에서도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면 회의 개최 의미에 대해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21세기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다자 관계를 구축하는 등 인도·태평양 관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쿼드 정상들은 결속을 심화하고, 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Δ기후위기 대응 Δ부상하는 기술과 사이버공간 관련 협력 Δ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같은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쿼드(Quad)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을 명목으로 구성된 4개국 안보 협의체이지만, 사실상 중국의 해상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구성한 반중 전선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쿼드 격상과 관련해선 한국 등 다른 국가의 추가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첫 쿼드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열고, 인태 지역 백신 공급을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2년 말까지 인도 제약회사 바이올로지컬E가 미국 존슨앤드존슨(J&J) 백신 10억회분을 생산하도록 지원하고, 백악관 조율 하에 미국과 일본이 인도에 유리한 조건으로 융자를 지원하는 방안이 합의됐다.
이렇게 생산된 백신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에 지원하고, 호주가 이들 국가의 접종 지원을 위해 7700만달러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실무그룹을 구성해 이 같은 합의를 조율·실행하고, 연내 (대면)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바 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지난 7월 "오랫동안 계획된 대면 회의가 열려 '백신 외교'와 '인프라' 관련 '결정적인 약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외교는 중국 정부가 시노백과 시노팜 등 자국산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통해 전 세계로 활발히 펼쳐온 백신 외교를 견제하는 성격으로 풀이됐다.
인프라와 관련해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천명한 '더 나은 세계 재건(B3W·Build Back Better World)' 계획이 꼽힌다. 미국과 동맹·파트너 국가들이 협력해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이 겪고 있는 40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격차를 해소한다는 전략인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부터 추진해온 아태 인프라 개발 구상인 '일대일로' 사업과 충돌 소지가 크다.
이번 쿼드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 외교의 추를 다시 대중국 견제로 돌려,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 시 빚은 혼란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받은 대외적 타격을 수습한다는 복안도 읽히고 있다.
미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줄곧 미국이 아프간에서의 최장기 전쟁을 끝냄으로써 정부의 관심과 자원을 중국 관련 문제 대응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울러 이번에 쿼드 정상들이 모이면 오는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동맹국 간 연합 전선을 제시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G20에는 중국도 포함돼 있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참석 여부는 현재 미지수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는 스가 일본 총리가 참석하는 마지막 국제회의 중 하나가 될 전망이라는 데 AFP 통신은 주목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3일 사임 의사를 전격 발표했고,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은 오는 29일 새 총재를 뽑는다.
이번에 자민당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고 나면, 총선은 11월 상반기쯤 치를 가능성이 크다고 일본 언론들은 관측하고 있다. 자민당이 중의원(하원)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승자는 사실상 총리직이 확실시된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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