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잇돌대출, 중·저신용자 위한다더니.. "이용자 69%가 고신용자"

정책형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잇돌 대출’의 69%가 고신용자에게 공급된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정책형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잇돌 대출’의 69%가 고신용자에게 공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민의힘 비례대표 윤창현 의원이 서울보증보험에서 입수한 '사잇돌대출 연도별 신용등급별 실적 현황'에 따르면 올해 1~7월 사잇돌 대출의 대출보증액은 1조3047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건수는 18만4347건이다.

이 가운데 고신용자인 1~3등급이 8940억원으로 전체의 6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수로는 64.7%인 11만9251건이 고신용자다. 반면 5등급 이하 중·저신용자에게 지급된 대출 규모는 4만3743건, 2797억원으로 21.4%에 불과했다. 

고신용자에 대한 사잇돌 대출 공급액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건수 기준으로 고신용자가 사잇돌 대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3.0%, 2019년 34.7%, 지난해 45.8%로 늘어난 뒤 올들어 1~7월 64.7%까지 치솟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상 정책 대출이 고신용자 위주로 공급된 배경과 관련해 "사잇돌 대출에 별도의 신용점수 요건이 없었던 점이 주요했다"며 "다른 조건만 맞으면 대출이 나왔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사잇돌 대출 요건을 개편해 이달부터 사잇돌 대출 신용점수 요건을 마련하기로 했다. 신용등급 5등급 이하(신용점수 하위 30% 차주)에게 사잇돌 대출의 70% 가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윤 의원은 "상품이나 정책을 내놓기만 하고 성과에 대해선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생긴 결과"라며 "사잇돌대출 본연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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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채원 기자 ccw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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