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점 매매 허용에 증권사들 '속도'..수수료·의결권은 과제

손엄지 기자 2021. 9. 1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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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가 내년 3분기 중 도입될 국내 주식 소수단위 거래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금융위원회가 국내 및 해외주식에 대한 소수단위 거래를 허용한다고 발표하면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소수점 매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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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넘는 주식 2종목..소수점 거래 실효성 의문
소수단위 주식 의결권 행사는?.."정해진 바 없어"
(금융위원회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가 내년 3분기 중 도입될 국내 주식 소수단위 거래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소수점 매매가 시작되면 커피 한 잔 값으로도 삼성전자 주식을 살 수 있다. 고가 주식에 대한 주식투자 접근성이 높아지고 투자자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 서비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소수점 매매는 대규모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거래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어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또 소수점 지분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점에서 소액주주의 권리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금융위원회가 국내 및 해외주식에 대한 소수단위 거래를 허용한다고 발표하면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소수점 매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금융위의 소수점 거래 허용에 따라 해외주식은 연내, 국내주식의 경우 내년 3분기 중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다. 해외 주식시장과는 달리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당 50만원을 넘는 종목은 13종목이다. 이 중에서 100만원이 넘는 주식은 2종목(LG생활건강, 태광산업)뿐이다. 주당 400만원이 넘는 아마존, 330만원인 알파벳(구글)이 있는 미국 주식시장과는 달리 국내에는 고가 주식이 많지 않다.

또 국내 주식의 거래 수수료는 거의 무료이지만 소수점 매매에는 거래 수수료가 붙을 수 밖에 없다. 현재 해외 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를 보면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가 통상 0.15%인데, 소수점 매매 시 0.25%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소액 투자자는 결국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수점 매매 수수료는 증권사 자율 영역인데, 제도가 안착하면 투자자들은 더 낮은 수수료를 제공하는 증권사로 모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수수료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수점 매매 도입시 의결권 행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소수단위 주식 투자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의결권이 없다.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예탁결제원이 자본시장법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게 돼 있다. 하지만 안건의 찬성과 반대를 어떻게 행사할지, 방법과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미국처럼 각 증권사의 자율에 맡길지, 국민연금과 같이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서 행사할지, 소수단위 주식 투자자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지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된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아직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고,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논의하고 있다"면서 "일단 자본시장법상 신탁업자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정해져 있어서 예탁원이 의결권을 갖는다고 되어있는데 세부적인 사항은 추후에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수단위 주식 지분에 대해 대표소송 제기권 등 주주권이 부여되지 않는 것은 주주 권한을 약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의결권은 상법에서 한 주 단위로 행사하기 때문에 소수단위 주식은 원칙적으로 의결권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증권사와 예탁결제원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내년 3분기 전에는 의결권 관련 이슈를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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