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금맥 캐는 카드사]②악천후에도 꾸준한 노크 왜?

김희정 2021. 9. 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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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와 함께 '아시아금융벨트'를 구성하는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카드와 롯데카드의 표정도 밝지 않다.

그나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일부 해외법인이 코로나19 여파에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이머징 마켓 중 지리적 인접성, 문화적 유사성 등을 갖춘 동남아시아를 최우선 진출 지역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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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 신한·롯데카드 '울상'
타 해외법인은 코로나19서 회복세
국내시장 침체 해외투자 확대로 타개

미얀마와 함께 '아시아금융벨트'를 구성하는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카드와 롯데카드의 표정도 밝지 않다. 그나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일부 해외법인이 코로나19 여파에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녹록지 않은 글로벌 영업 환경 속에서도 국내 카드사들은 꾸준히 해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주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잠재 성장력이 큰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아시아금융벨트인 베트남에서도 고전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베트남 현지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올 상반기 100억39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132억3200만원 순익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24.1%(31억9300만원) 감소한 수치다.

롯데카드의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올 상반기 54억7800만원의 순손실을 봤다. 손실 폭이 전년동기대비 4억원가량 줄었지만, 2018년(-6억5900만원)부터 이어진 적자 행진이 올해도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시스템 투자부터 영업점 확충 등 초기 비용이 마무리되면 향후 2~3년 내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그늘 걷히나…국민카드, 캄보디아·태국서 적극

다른 해외법인들은 코로나19 충격이 서서히 완화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인도네시아 법인 '인도파이낸스'는 지난해 상반기 12억1000만원 순손실에서 올해 10억5600만원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카자흐스탄의 '유한신한파이낸스'는 8억9100만원에서 10억5600만원으로 순익이 18.5%(1억6500만원)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을 시작한 KB국민카드의 인도네시아 법인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는 올해 상반기 2억400만원의 당기순익을 냈다. 캄보디아에 세운 'KB대한특수은행'은 11억6700만원의 순익을 거둬 전년동기대비 18.6%(1억8300만원) 성장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캄보디아 프놈펜 동부지역에 2호 지점인 '츠바암퍼지점'을 신설하는 등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월 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해 자회사 'KB제이캐피탈'을 론칭했다. 상반기 1억7200만원의 순익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국내 규제피해 해외로…철수 후 재진입 어려워 

카드사들이 해외 시장 문을 꾸준히 두드리는 이유는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타개책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7월 법정 최고금리가 기존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된 가운데, 올 하반기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출 것으로 예견되면서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 하락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여기에 동남아시아는 성장률부터가 남다르다. 일례로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베트남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4.8%, 7.9%로 제시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카드사 본업의 성장 여력이 제한되는 가운데 수익 다변화 등을 이유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시장 진출은 국내의 성장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이머징 마켓 중 지리적 인접성, 문화적 유사성 등을 갖춘 동남아시아를 최우선 진출 지역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쉽게 발을 빼기 어려운 것도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된다. 현지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금융업 특성상 철수 후 재진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실제 올해 KB국민카드가 다시 발을 들일 때까지 20여년간 태국 금융시장에서 국내 금융사들의 재진출이 막혀있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금융사들은 태국 정부의 만류에도 태국 시장에서 줄줄이 철수하기 바빴다. 이후 국내 금융사에 대한 인식이 크게 나빠졌고 태국 정부는 쉽게 새 라이센스를 내주지 않았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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