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북한판 토마호크'.. 한·미·일 겨냥한 '비수' 될까
北 신형 순항미사일 실전배치 땐
한·미 연합군 방공망 무력화 가능
軍, 발사 징후 사전 포착 여부 주목
美, 강한 규탄 없이 협상 기조 유지
◆북한이 순항미사일 개발한 이유는
순항미사일은 이동식발사차량(TEL) 등에서 발사, 사전에 설정된 비행경로를 지그재그식으로 낮게 날아 원거리에 있는 목표를 정밀타격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포함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정치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다.
한·미 연합군의 요격시도를 무력화하면서 한반도 이남 지역을 정밀타격할 능력을 보유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효과도 있다. 제1차 걸프전과 리비아 공습 등에서 미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적 방공망을 파괴, 공군 전투기들이 지상 목표물을 안전하게 타격하도록 지원했다. 북한의 신형 순항미사일이 실전배치되면 한·미 연합군 방공망과 미사일요격체계를 순항미사일로 무력화한 뒤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한반도 이남과 일본의 군사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 순항미사일이 한·미·일을 겨냥한 북한의 ‘비수’가 될 전망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군 당국이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했는지, 발사 후 탐지했는지 여부도 주목된다. 지상에서 2발을 시험발사한 정황으로 볼 때 레이더망에 탐지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이 미사일 발사를 탐지했다면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주변국 위협’ 지적한 미국 의도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성공 발표에 대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성명은 최근 북한 도발에 대한 미국의 대응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우려와 경고 목소리를 내면서도 대화와 외교를 강조하며 비핵화 협상테이블로 유도하려는 기조를 보였다. 이날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발표가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담았지만, 강한 경고나 규탄보다는 현재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한·미의 지속적 대화 요청에도 북한이 대응하지 않고 도발을 이어가는 상황이어서 미국이 대북 대응기조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한·미는 지난달 23일과 30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번 도발은 14일 일본에서 한·미·일 3자 협의를 앞두고 벌어진 것이어서 3자 협의에서의 논의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수찬, 구윤모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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