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 '백년지대계'.. 대선주자 '오년지소계' 넘어설까

김소라 2021. 9. 1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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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개별성과 다양성을 존중한다. 대학 입시가 고교학점제 교육 활동과 상충되지 않도록 대입제도를 개선한다."

정권으로부터 독립돼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설립한다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한다지만, '초정파적' 교육 정책이 과연 가능한지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하다.

이런 공약을 내건 정부가 출범하고 국가교육위가 이들 공약을 수용하면 현 정부가 추진해 온 고교학점제와 대입제도 개편, 고교 서열화 해소는 '백년지대계'가 아닌 '오년지소계'로 전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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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블로그] 초정파적 교육 정책 가능할지 회의론

국가교육위원회 내년 7월 공식 출범
대통령 지명 5명 등 과반 친정부 가능

고교학점제·대입 개편, 野 공약과 상이
정치권 합의와 제도적 기반 마련돼야

“학생의 개별성과 다양성을 존중한다. 대학 입시가 고교학점제 교육 활동과 상충되지 않도록 대입제도를 개선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지난 9일 발표한 ‘국민참여 국가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권고안’의 일부다.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맞물리는 2022 개정교육 과정에 담길 원칙과 철학을 교육부에 권고한 것으로, 국가교육회의는 ‘사회적 협의’를 통해 권고안을 도출했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 권고안은 차기 정부 출범 뒤에도 무탈히 실현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떤 교육 공약과 철학을 내건 정부가 출범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권으로부터 독립돼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설립한다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한다지만, ‘초정파적’ 교육 정책이 과연 가능한지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하다.

13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7월 20일 공포된 ‘국가교육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년 7월 국가교육위가 정식 출범한다. 출범 시기를 차기 정부로 미뤄 ‘현 정부 편향’이라는 비판은 피했으나, 어느 정권이 집권하든 ‘차기 정부 편향’이라는 오명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데다 대통령이 지명하는 위원이 5명이다. 여당 추천 몫과 교육부 차관, 진보 또는 보수 교원단체 추천 위원, 정부와 대립하기 어려운 대학 측 위원 2명 등을 포함하면 전체 위원 21명 중 과반이 정권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을 국가교육위가 어디까지 수용하고 구현해야 하는지도 뚜렷한 원칙이나 합의는 없는 상황이다.

당장 고교학점제와 고교 체제 개편, 대입제도 개편부터 정치권발(發) 회오리를 마주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당 측 대선 주자들은 “수시 폐지·정시 100%”(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다양한 형태의 고교 설립과 정시 중심의 입시제도 재설계”(최재형 전 감사원장)를 내세우고 있다. 이런 공약을 내건 정부가 출범하고 국가교육위가 이들 공약을 수용하면 현 정부가 추진해 온 고교학점제와 대입제도 개편, 고교 서열화 해소는 ‘백년지대계’가 아닌 ‘오년지소계’로 전락하게 된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낙관론과 우려가 교차한다. “초중등교육법에 고교학점제의 시행 근거를 마련하는 등 상당 부분 진척된 흐름이 무위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대입제도 개편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최대 난관으로 남아 있다.

국가교육위는 교육과정 개정과 학제정책, 교원정책, 대입정책 등 논쟁적이고 민감한 교육 정책들을 사회적 합의에 기반을 둬 수립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초등 돌봄 오후 7시까지’(이재명 경기지사), ‘부적격 교원 삼진아웃제’(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고도의 조율과 합의가 필요한 이들 정책들을 이미 대선 주자들이 선점한 상황이다. 이를 국가교육위가 어떻게 ‘초정파적’이고 ‘초정권적’으로 풀어 나갈 것인지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교육부에 몸담았던 한 교육계 인사는 “교육 정책이야말로 특정 세력이나 계층의 ‘욕망’이 뚜렷하게 투영되는 분야인 만큼 초정파성을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차기 정부가 국가교육위에 전권을 부여하도록 남은 기간 동안 정치권의 합의와 제도적 기반 마련이 이뤄져야 하지만 교육 정책에서 이 같은 경험이 전무하다는 게 한계”라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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