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 재개발조합, '15억 위로금' 추진..조합원·유족들 반발

김용희 2021. 9. 1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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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작업 중 붕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광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이 공사비 증액분 일부를 희생자 유족들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며 조합원 투표를 진행 중이다.

조합은 공문에서 "조합은 사고 발생에 대한 보상책임과는 무관한 상황이나, 도의적인 측면에서 시공사(현대산업개발) 보상금과는 별도로 유족들과 부상자들에게 최대 15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하려 한다. 8월24일 제9차 이사회와 9월2일 제43차 대의원회에서도 '위로금 지급결의 및 집행절차 논의의 건'이 가결됐다"며 조합원의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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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조합원 대상 전자투표 진행..유족 "진상규명과 처벌이 우선"
13일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공사 붕괴 사고 유족들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학동참사 시민대책위’가 광주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개발사업 비리를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철거 작업 중 붕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광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이 공사비 증액분 일부를 희생자 유족들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며 조합원 투표를 진행 중이다. 유족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먼저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조합은 이달 2일 전체 조합원 600여명에게 ‘유족 및 부상자분들에 전체 조합원 명의 위로금 전달 및 세부집행방법 의결의 건’ 공문을 보냈다.

조합은 공문에서 “조합은 사고 발생에 대한 보상책임과는 무관한 상황이나, 도의적인 측면에서 시공사(현대산업개발) 보상금과는 별도로 유족들과 부상자들에게 최대 15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하려 한다. 8월24일 제9차 이사회와 9월2일 제43차 대의원회에서도 ‘위로금 지급결의 및 집행절차 논의의 건’이 가결됐다”며 조합원의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투표는 전자투표와 서면 제출 방식으로 14일 오후 6시까지 진행한다고 나와 있다.

조합은 위로금을 향후 시공사와의 도급계약 변경 등에서 상계처리(채무와 채권을 같은 액수만큼 소멸) 방식으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월23일 조합에 공문을 보내 주차장 확장, 마감재 고급화, 수영장 설치 등을 이유로 4630억원인 공사비를 1459억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공사비 증액 건은 붕괴 사고 발생으로 제동이 걸렸는데, 조합은 공사비를 증액해주되 여기에서 유족 위로금 15억원을 지급하는 데 현대산업개발 쪽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광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보낸 붕괴 사고 희생자 유족 위로금 지급 찬반 서면 결의서.

하지만 이런 조합의 구상은 조합원과 유족 모두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위로금 지급과 공사비 증액 모두 조합원 이익과 직결되는 만큼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합 찬반의견 조사를 중단시켜 달라’는 민원을 접수한 동구청도 조합에 총회를 열어야 한다고 통보했다.

유족대표단은 “현대산업개발은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며 보상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보상과 관련한 유언비어가 떠돌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위로금을 운운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위로금 지급과 공사비 증액에 관련한 조합의 견해를 듣기 위해 조합장, 총무이사에게 전화 연락을 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앞서 지난 6월9일 오후 4시22분께 광주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아파트 2282가구를 짓는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은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서 공사를 수주한 뒤 철거를 시작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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