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경선서 대전·충남 '최저 투표율' 왜?..해석 '분분'

최일 기자 2021. 9. 14.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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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경선 누적 투표율보다 25.63%p 낮아
이재명측 "이낙연·정세균 지지 지역위원장과 뜻 다른 권리당원·대의원 상당수 불참"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1차 슈퍼위크를 지나며 전체 일정의 3분의 1을 소화한 가운데, 대전·충남의 저조한 투표율을 놓고 지역정가의 해석이 분분하다.

민주당은 지난 4일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5일 세종·충북, 11일 대구·경북, 12일 강원 및 1차 슈퍼위크 경선 결과를 발표, 이재명 경기지사가 51.41%로 과반 득표에 성공했고, 이낙연 전 대표가 31.08%로 뒤를 쫓고 있다.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11.35%, 정세균 전 국무총리(13일 예비후보직 사퇴) 4.27%, 박용진 의원 1.25%, 김두관 의원 0.63% 등의 순이다.

그런데 사실상 권리당원 투표인 지역 순회 경선 투표율을 보면 대전·충남이 48.40%[5만 2820명(권리당원 5만 1776명, 대의원 980명, 현장투표를 신청한 국민·일반당원 64명) 중 2만 5564명(권리당원 2만 4785명, 대의원 771명, 국민·일반당원 8명) 투표]로 현재까지 경선을 진행한 4개 권역 중 가장 낮다.

세종·충북은 54.19%, 11일 대구·경북은 72.57%, 강원은 55.97%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64만 1922명을 대상으로 한 1차 슈퍼위크 투표율은 77.37%다.

또 현재까지의 누적 투표율은 74.03%(75만 10004명 중 55만 5988명 투표)로 집계됐다.

대전·충남 투표율은 대구·경북보다 24.17%포인트(p). 누적 투표율에 비해선 25.63%p나 낮은 수치로 압도적인 최저 투표율이다.

누적 득표율에서 이재명 지사에게 20.33%p 차로 뒤져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충청 경선 결과에 관한 소회를 밝히면서 저조한 투표율(4개 시·도 합산 50.2%)과 관련, “권리당원 절반이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가장 영광스러운 권리를 포기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그렇게 된 데는 제 책임이 크고, 당 지도부도 깊게 고민해야 한다”라며 상대적으로 이 지사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투표 참여가 높았던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뉴스1 최일 기자

이와 관련, 이재명 열린캠프 대전본부 황운하 상임본부장은 13일 대전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권리당원들과 대의원들은 보통 자신이 속한 지역위원회 위원장들과 뜻을 같이 한다. 지방선거(내년 6월 1일)가 얼마 안 남은 상황에 지역위원장들이 공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니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지역위원장들 밑에 있는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이 투표를 망설였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위원장 뜻에 반하는 투표에 대한 멈칫거림이 있는 것으로, 내심 이재명 지사가 후보가 돼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을 가진 권리당원·대의원들이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이 대전·충남 투표율 저조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대전 7개 의석을 싹쓸이했는데, 서구갑 박병석 의원은 국회의장이어서 공식적으로 무소속이고, 서구을 박범계 의원 국무위원(법무부 장관)이어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을 하지 않았다. 유성을 이상민 의원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표면상 중립에 섰다.

또 중구 황운하 의원은 이재명, 대전시당 위원장인 박영순 의원은 이낙연, 유성갑 조승래 및 동구 장철민 의원은 정세균 캠프에 각각 참여하며 세가 갈렸다.

하지만 뚜꼉을 연 결과, 이른바 ‘빅3’ 주자들이 대전·충남을 삼분지계(三分之計) 할 것이란 일부의 예상과 달리 당심은 이 지사로 결집된 모양새가 됐는데, 황 본부장은 ‘반(反)이재명’ 지역위원장 산하의 권리당원·대의원 상당수가 주권을 포기한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 지사가 아닌 다른 예비후보를 찍느니, 차라리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

열린캠프 대전본부 우희창 대변인은 “국회의장(서구갑)과 장관(서구을), 선관위원장(유성을)이 있는 지역위원회의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이 투표에 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관한 팩트 체크를 위해 민주당 대전시당에 지역위원회별 투표율을 문의했지만, 당 관계자는 “대전·충남을 한 권역으로 투표를 진행한 만큼 전체 투표율만 발표가 된 것이고, 대전과 충남을 구분해 투표율을 산출하지 않았다. 온라인 투표와 현장 투표를 병행했지만 지역위별 투표율은 알 수도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어찌됐든 이 지사가 대전·충남에서 이 전 대표(27.41%)에 '더블스코어 차'의 압승(54.81%)을 거둔 것은 바닥 조직력이 탄탄함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표율이 50%를 밑돌았는데, 6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55%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적극적인 이 지사 지지층의 경선 참여율이 타 주자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음을 드러내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정세균 전 총리가 1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후 차량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News1 오대일 기자

한편, '충청을 신수도권으로 조성하겠다'라는 야심찬 공약을 제1공약으로 내걸고 이번 경선에 승부를 걸었던 정 전 총리는 추 전 장관에게도 밀려 4위로 떨어진 충격 속에 13일 예비후보직에서 사퇴, 대선 레이스를 접었다.

대전·충남에서 7.84%를 득표해 3위를 차지한 후 세종·충북(5.49%), 대구·경북(3.60%), 강원(6.39%), 1차 슈퍼위크(4.03%) 경선에서 모두 추 전 장관에게 패하며 4위로 내려앉은 그는 “부족한 저를 오랫동안 성원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고 나라와 국민과 당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겠다”라는 사퇴의 변을 내놓았고, 타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은 하지 않았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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