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난 표적된 재난지원금, 원칙·명분 무시한 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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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코로나 방역 장기화로 장사와 생계에서 모두 궁지에 몰린 자영업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최근 일주일 새 두 건이나 일어났다.
지난 7일 서울 마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던 23년 경력의 50대 자영업자가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 주말에는 전남 여수에서 치킨집 사장의 소식이 가족과 지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정부는 곤경에 몰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살리는 것을 재난지원금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로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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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코로나 방역 장기화로 장사와 생계에서 모두 궁지에 몰린 자영업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최근 일주일 새 두 건이나 일어났다. 지난 7일 서울 마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던 23년 경력의 50대 자영업자가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 주말에는 전남 여수에서 치킨집 사장의 소식이 가족과 지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공교롭게도 정부가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한 직후 벌어진 일들이다.
마포 맥줏집 사장은 살고 있는 원룸의 보증금까지 빼내 직원 월급을 준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여수 치킨집 사장은 “경제적으로 힘들다.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고 한다. 두 사람 다 선량하기 이를 데 없는 서민 자영업자였음에 틀림없다. 그런 두 사람이 인생 마지막 길에서 내린 선택은 국가적 재난 위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긴급구호 정책이 과연 적절한지를 돌아보게 한다.
정부는 곤경에 몰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살리는 것을 재난지원금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로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이 그런 목적에 충실히 부합하도록 설계되고 지급돼 왔는지는 의문이다. 이번 5차 재난지원금도 소득 하위 88% 국민에게 돈 몇푼씩 나눠주는 선심성 지원으로 굳어지다 보니 그 취지를 살리는 데 소홀한 감이 적지 않았다. 지급 개시 후 이의 제기가 수만건에 이르자 정부와 여당이 부랴부랴 입을 맞춰 대상 범위를 90%로 확대하겠다고 한 것 역시 어이가 없다. 원칙이 갈팡질팡하다 보니 정작 필요한 곳에 지원금이 제대로 가지도 못한 채 “국정이 장난이냐”는 비난과 조롱이 빗발치게 된 것이다.
이런 식의 재난지원금 지급보다는 코로나 사태와 방역 행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계층이나 부문 위주로 긴급구호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내년 대선 직전 여당은 또 한 차례 선심성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결코 그래서는 안 될뿐더러 지급 기준을 놓고 온 나라가 갈등과 분열로 쑥대밭이 되는 일은 더 없어야 한다. 정부·여당은 이번 일을 교훈 삼아 긴급구호 정책의 초점을 코로나와 방역 피해자들을 절망에서 구해내는 데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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