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 21→26.5%" 미 민주, 증세안 발표

[파이낸셜뉴스]

낸시 펠로시(오른쪽·민주·캘리포니아) 미국 하원의장이 8일(현지시간) 코네티컷주 이스트하트포드에서 네드 라몬트 주지사와 세법에 관해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민주당이 13일(이하 현지시간) 법인세율을 21%에서 26.5%로 올리고, 부유층에는 소득세율을 지금보다 3%포인트 높이는 방안을 담은 증세안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3조5000억달러 복지법안 세원 마련에 기업과 부자들의 호주머니가 활용될 것임을 확실히 했다.

이번주 하원세입위원회에서 표결에 들어갈 민주당 방안은 기업과 부유층으로부터 수조달러 세금을 더 거둬들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렇게 거둔 세금으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기후위기 대응 방안에는 전기차 확대를 위한 세제혜택 등도 포함돼 있다.

법안은 하원 논의 과정에서 가감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민주당의 재원마련 방안은 부유세와 법인세 인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26.5%, 개인 소득세 최고세율은 39.6%로 높아진다. 또 연소득이 500만달러 이상이면 3% 부유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자본이득에 대해서도 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아울러 한계소득세율도 지금의 37%에서 39.6%로 오른다.

그러나 최고 부유층이 부담할 연방 한계소득세율은 자본이득세 등을 더할 경우 46.4%에 이를 전망이다.

한계소득세율은 소득세율 기준을 넘어서는 소득에 붙는 세율을 뜻한다. 한계소득세율이 46.4%라는 것은 세법이 정한 최고 소득구간을 넘어서는 소득에 대해 1달러당 46.4센트가 세금으로 붙는다는 것을 뜻한다.

법안이 시행되면 각주와 시 소득세를 더해 뉴욕시 최고 소득계층의 소득세율은 61.2%, 캘리포니아주 부유층 소득세율은 59.7%에 이를 전망이다.

또 뉴저지주의 연소득 500만달러 이상 부유층 한계소득세율은 57.2%, 하외이는 57.4%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자본이득세율도 20%에서 25%로 오른다.

기존 자본소득세율 3.8%와 추가세율 등을 더하면 자본이득세 최고세율은 31.8%에 이를 전망이다.

기업들도 줄줄이 세금인상에 직면하게 됐다.

우선 법인세 최고세율이 21%에서 26.5%로 오른다. 바이든 행정부가 제안한 28%보다는 낮지만 지나친 세금 인상에 부정적인 일부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선호하는 25%보다는 높다.

기업들은 또 이자 비용처리에 새로운 제한을 받고, 해외 소득에 대해서도 지금보다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붙는 최저세율은 10.5%에서 16.6%로 뛴다. 바이든 행정부가 제안했던 21%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다만 기업들은 해외 소득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이 더 많아져 높아진 최저세율 부담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미 경기둔화보다도 세금인상이 미 주식시장이 당면한 최대 변수가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