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청소년 마약, 범정부적으로 나설 때다

신달수 의정부보호관찰소 행정지원과장 2021. 9. 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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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6월 대검찰청은 2020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서는 주요 동향 중 하나로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사범 증가를 뽑았다. 2020년 19세 이하의 마약류 사범은 313명으로 2019년 239명에 비해 31%가 증가하였고 2016년 121명보다 158.7%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청소년들이 코로나19로 밖에서 즐기는 유흥이 줄어들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다크웹)을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예전에 비해 저렴해진 마약류 가격과 국제우편·특송화물 이용으로 구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란다.

청소년은 중독에 약하다. 그리고 한번 중독되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으며 재발 위험성도 높다. 실례로 2012년 인천보호관찰소 서부지소에 근무할 때 본드 중독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보호관찰과 치료 전문 프로그램을 집행한 경험이 있다. 인천 서구지역에 사는 청소년들이 주 대상이었다. 그들은 집단으로 공업용 본드를 구입하여 건물 옥상을 찾아 검은 비닐봉지에 본드를 짜 넣어 돌려가며 마셨다. 이들에게 집중 보호관찰과 불시 정밀검사, 지역사회 중독 치료 전문병원과 연계한 ‘토끼는 마실 수 없다’라는 재범방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호관찰 대상자가 보호관찰 기간 중 다시 본드를 흡입하여 재범한 사례가 발생하였고, 그 주요 원인은 또래 집단의 지속적인 본드 흡입 권유와 본드에 대한 강한 중독성 때문이었다.

보호관찰 대상자인 A군은 2020년 선배의 권유로 또래 친구와 함께 합성 마약류 일종인 ‘펜타닐 패치’를 태워 그 연기를 흡입하여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마약)을 위반하였다. A군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처벌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A군에 대한 마약중독 치료이다. 초범이면서 청소년인 A군은 성인 마약중독자에 비해 다시 마약을 하지 않으려는 치료 동기가 강하다. 그러므로 보호관찰소,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마약중독 치료 전문병원, 중독 치료 전문가가 협력하여 전문 치료 프로그램 실시 및 지속적인 연계 상담을 통하여 재범을 막는 데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범정부적으로 청소년에 대한 마약류 오·남용 예방교육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신달수 의정부보호관찰소 행정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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