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가 놓친 기록, 휠체어 테니스선 달성

성진혁 기자 2021. 9. 1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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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테니스에서 사상 처음으로 ‘캘린더 골든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나왔다. 여자 단식의 디데 데 흐루트(25·네덜란드)와 쿼드 단식의 딜런 올컷(31·호주)이다.

흐루트는 13일 US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가미지 유이(27)를 2대0(6-3, 6-2)으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2021년 들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에 이어 US오픈까지 4대 대회를 휩쓸었다. 열흘 전 도쿄 패럴림픽에서 딴 금메달을 포함해 올해 메이저 타이틀 5개를 모두 거머쥐었다. 비장애인 선수 중에선 독일의 전설적 여자 선수 슈테피 그라프가 서울올림픽의 해였던 1988년에 이 대기록을 달성했다.

도쿄 패럴림픽이 끝나고 곧바로 미국 뉴욕으로 건너와 US오픈에 출전한 흐루트는 자신의 성취에 대해 “실제로 달성하니 너무나 특별하다.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지난 몇 주 동안 나를 응원해준 가족, 친구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선천적으로 오른쪽 다리가 짧은 흐루트는 일곱 살에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 스무 살이었던 2016 리우 패럴림픽 땐 단식 3-4위전에서 일본의 가미지에게 0대2로 져 메달을 놓쳤는데, 이듬해 윔블던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맛본 이후 승승장구하며 세계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컷은 휠체어 테니스 쿼드 부문에서 캘린더 골든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13일 US오픈 결승 상대였던 네덜란드의 닐스 핀크(19)를 2대0(7-5, 6-2)으로 따돌렸다. 쿼드(Quad)는 양팔과 양다리 중 3곳 이상에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남녀 구분 없이 참가하는 종목이다.

올컷은 종양이 척수를 감싼 상태에서 태어났다. 신생아 시기에 수술로 종양을 제거했는데,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후유증이 남았다. 휠체어 테니스 외에 휠체어 농구에도 재능을 보여 16세였던 2006년 호주 대표로 세계선수권(3위)에 나가기도 했다. 2014년에 테니스로 돌아왔다. 자국에서 열리는 호주 오픈에선 2015년부터 올해까지 7연패(連覇)를 했다. 그는 “장애 때문에 스스로를 증오하던 소년을 테니스가 살렸다.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테니스가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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