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작년 430만개 새기업 탄생.. 코로나가 일등공신
미국 뉴욕에 사는 오마야(32)·엘런(27) 부부는 코로나 대유행이 한창이던 작년 6월 온라인 맞춤 음악 제작 회사 ‘송글로리어스’를 차렸다. 고객 요구에 따라 곡을 맞춤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가격은 곡 하나당 45~200달러(약 5만2400~23만3000원). 사업은 ‘대박’이 났다. 단둘이 시작한 사업은 1년도 안 돼 주문자와 아티스트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회사로 탈바꿈했다. 현재 이 회사와 계약을 맺고 곡을 만들어 제공하는 아티스트는 120여 명에 달한다.
두 사람의 창업은 코로나가 계기가 됐다. 커피숍에서 일하던 엘런은 코로나 확산으로 가게가 문을 닫자 실직자가 됐다. 미 철도회사 암트랙의 토목 기사로 일하던 오마야도 코로나 여파로 임금이 삭감됐다. 봉쇄령으로 집에 갇혀 지내던 이들은 벼랑 끝에서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구상했다.
코로나 대유행이 역설적으로 미국인들의 도전 정신에 불을 댕기면서, 미국 사회의 ‘기업가 정신’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이 최근 잇따라 보도했다. 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창업 건수는 약 430만건에 달했다. 전년보다 무려 86만건 늘었다. 이런 폭발적 증가율(24%)은 지난 15년 중 최고다. 미국의 창업은 2010년부터 한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다 2019년 0.33%를 기록하면서 정체하는 분위기였는데 코로나 팬데믹이 극성을 부리던 지난해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다. 올해 상반기 창업은 약 28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창업은 15.5% 늘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8% 줄었다.
요인으로는 우선 팬데믹발(發) 실직이 거론된다. 지난 2월 미 코프먼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사업을 시작한 사람 중 30%가 실직 상태였다. 코로나 이전엔 이 비율이 절반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주요 요인은 심리적 요소이다. NYT는 지난 4월 미국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직장인들이 팬데믹을 겪으며 ‘위험 선호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타인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이들이 삶의 불확실성을 인지하면서 삶의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YOLO·You Only Live Once)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죽을 수도 있는 인생’을 산다는 생각에 과감한 선택을 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경제적 여력이 있는 고소득 전문직종에서 이런 현상이 특히 두드러진다고 한다.
일각에선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고, 위험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포브스는 “기업가 정신의 발현으로 인한 스타트업 급증 현상은 경제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면서도 “신생 스타트업 상당수는 빠르게 파산할 위험도 크다”고 경고했다. 팬데믹이 끝나면 스타트업을 접고 전통적인 직장으로 돌아갈 여지도 적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로 생긴 스타트업 대부분은 특정 업종에 편중돼 있으며 추가 고용을 창출하지 않는 소규모 스타트업”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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