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아프간인 구호 위해 연말까지 7000여억원 모아야"

박하얀 기자 2021. 9. 13. 22: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아프간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한 고위급 회의’에 참여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왼쪽)과 마틴 그리피스 인도주의 사무차장 겸 긴급구호조정관. 제네바 | EPA연합뉴스


유엔이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아프간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한 고위급 회의’를 열고 탈레반이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시민들을 구호하기 위한 기금 마련에 나섰다고 AP,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연말까지 아프간인 1100만명가량에게 식량 지급 등 생계를 지원하고 340만명에게 필수적인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6억6600만 달러(약 7825억원)가 긴급하게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아프간 국민은 생명줄이 필요하다”면서 “아프간인 3명 중 1명은 다음 식사를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모르고 있고, 빈곤율 역시 급증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사회) 서비스는 붕괴 직전에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지난달 중순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한 이후 미국이 아프간 정부 외환 계좌를 동결하는 등 원조 중단 움직임이 일자 아프간은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했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는 외국 자금에서 조달된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인도적 원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아프간인들은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식량 위기, 코로나19발 보건 위기, 대규모 이동에서 빚어진 국내 실향민 문제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아프간 내 인도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유엔 중앙긴급대응기금에서 2000만 달러(약 235억원)를 할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프간인 인권 보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른 국가에 아프간 내 거점 도시를 연결하는 항공편을 지원하고 난민을 보호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개막한 제48차 인권이사회에서 ‘여성 배제’ 행보를 보이는 탈레반을 비판했다. 탈레반은 지난 7일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과도 내각을 발표했으며, 12일 발표한 교육 정책에는 히잡 착용 의무화, 성별에 따른 교실 분리 및 교사 배치 등 여학생에게만 적용되는 규칙들이 담겼다. 바첼레트 대표는 “여성은 배제되고 (탈레반 지도부의 주류를 이루는) 파슈툰족 이외의 민족은 소수만 포함되는 등 과도 내각의 포용성 부족에 경악했다”고 지적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탈레반이 아프간 전 정부 관리와 정부군 출신 인사들에 대한 보복 살인·구금과 시민단체 급습, 시위대 및 언론인을 향한 폭력 등을 행사하고 있다는 보고를 다수 받았다며, 아프간 내 인권 상황을 감시할 전담기구를 설치하자고 인권이사회에 재차 촉구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