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중도사퇴, 호남 대첩.. 이낙연 반전 기회 잡을까

김경화 기자 입력 2021. 9. 13. 22:23 수정 2021. 9. 1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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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사퇴했다. 정 전 총리가 중도 하차하면서 민주당의 남은 경선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내부에선 “정 전 총리 표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결선 투표 실시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51.41%)의 지지율을 1.41%포인트만 끌어내리면 결선투표가 성사된다. 당원 숫자가 많은 ‘호남 대첩(25~26일)’을 앞둔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제 호남 주자는 우리뿐”이라며 역전을 다짐했다. 이 지사 측은 긴장하면서도 “‘최종 과반’ 달성을 목표로 뛸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중도 사퇴... 합종연횡 가능성

정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전날 64만명의 선거인단 참여한 1차 수퍼위크까지 반영한 결과 추미애 전 장관이 3위(11.35%)를 차지했고, 정 전 총리는 4위(4.27%)로 밀렸다. 정 전 총리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어떤 역할을 상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민주당을 지지하고 사랑하고 민주당의 성공과 승리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며 “일관된 태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지지 의원 수십명이 모였다.

정 전 총리가 당장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정 전 총리 측에 합류했던 의원·조직들은 움직일 공간이 생겼다. 당 관계자는 “캠프에 합류한 의원 수로는 정 전 총리 측이 1·2위 후보에 육박하거나 더 많다”며 “추격 후보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 전 대표 측에서 정 전 총리 측 인사들에게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간 ‘사실상의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이 전 대표가 이기려면 이 지사를 고립시키고 다른 후보 모두를 규합해야 승산이 있다. 하지만 추 전 장관 지지층은 심정적으로 이 전 대표보다는 이 지사 측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추 전 장관의 상승세가 이 지사의 확장세를 막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선 투표를 만드는 데에는 추 전 장관의 역할이 크지만, 결선에서 추 전 장관 표가 어디로 갈지는 다른 문제”라고 했다. 결선에서 이 전 대표와 이 지사가 붙을 경우 추 장관 지지자들이 이 지사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20만 호남대첩... 결선 투표 분수령 될 듯

각 후보 진영은 일단 당의 텃밭인 호남 경선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호남 권리당원·대의원은 20만명에 달한다. 지역 순회 경선 중 가장 큰 규모다. 1·2위 후보 간 표 차가 11만3000표 정도라 호남 경선 이후 판세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TBS가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에 의뢰해 10~11일 실시한 범진보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95% 신뢰수준에 ±3.1%)에서는 이 지사가 28.7%, 이 전 대표가 25.1%로 나타났다. 전주 조사(이재명 29.8%, 이낙연 18.0%)보다 두 사람 간 격차가 8.2%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낙연 캠프는 최근 필수 인력을 제외한 캠프 관계자들이 호남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표밭갈이에 나선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2002년 호남이 위대했던 이유는 될 것 같은 이인제 후보가 아니라 되어야 할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그러한 가치 투표, 미래 투표가 민주당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계속 격차를 좁혀가고 있는 흐름이기 때문에 호남에서 반전에 성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는 득표율 격차가 좁혀진 상황에 대한 긴장감은 높아졌지만, ‘최종 과반’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턱걸이 과반이어도 과반”이라며 “5연속 과반 행진을 이어오고 있고, 호남에서의 여론도 계속 좋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선대위원장은 이날 주간 브리핑에서 “조기 후보 확정은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본선 경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핵심 전략”이라며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해달라”고 말했다. 본선을 위한 당의 체력을 비축하고 다른 후보 진영을 규합하기 위해서는 결선 없이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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