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재판' 25년 역사..이제 민사소송은 집에서?
[앵커]
["무엇보다도 획기적인 변화는 바로 원격 영상재판의 확대일 것입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오늘(13일) 법원의 날을 맞아, 재판의 미래에 대해 한 얘기입니다.
'법정에서 재판을 한다'는 원칙이 법정 밖에서도 재판이 진행될 수 있게 바뀌고 있는 건데요.
영상재판은 이미 25년 전 도입됐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정착에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최근 기술 발전과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영상재판이 다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앞으로 시행될 영상재판은 어떤 모습이고, 안착을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이승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상재판이 처음 도입된 건 25년 전입니다.
[국내 첫 영상재판/1996년 2월 9일 : "모니터에는 멀리 울릉군의 등기소 법정에 출석한 사건 당사자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인터넷 속도가 빠르지 않아 값비싼 전용회선과 장비를 쓴 탓에 시행 6년 만에 중단됐습니다.
이제는 일반 인터넷과 웹캠, 노트북 내장 카메라 같은 간단한 장비만으로도 손쉽게 민사재판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법원행정처 영상재판운영지원단 예행연습/지난 7일 :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
한 번에 100 건 이상의 영상재판을 동시 진행할 수 있는 법원 시스템도 마련됐습니다.
민사소송법 개정으로 두 달 뒤부턴 재판의 쟁점을 다투는 변론기일까지 영상재판으로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는 것도 법원이 영상재판 확대를 서두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판사와 변호사, 소송 관계인들이 각자 사무실이나 집에서 안전하게 재판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사건 관계자의 출석이 강제되는 형사소송에서도 영상재판은 확대 시행될 예정입니다.
원래 아동·청소년 피해자 등만 화상으로 증인신문이 가능했지만, 이제 집이 멀거나 건강 문제가 있는 증인도 집 근처 관공서에서 영상재판으로 출석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편리하긴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습니다.
[유아람/부장판사/법원행정처 영상재판 운영지원단장 : "인터넷 중계는 재판 공개의 범위를 확대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재판 당사자의 내밀한 정보가 일반에 유출됨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대법원은 방청 방식과 대리출석을 막기 위한 조치 등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박세준/그래픽:김지혜 최창준
이승철 기자 (bullsey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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