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캘린더 그랜드슬램 노리는 조코비치 꺾고 US오픈 우승

이정호 기자 입력 2021. 9. 1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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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위대함’을 잠시 멈추게 한 ‘완벽함’
“우승자 자격” “의심 없는 최고 선수” 서로 격려하며 테니스 팬에 화답

다닐 메드베데프가 13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끝난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첫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뒤 두 팔을 벌리며 기뻐하고 있다. 결승전 상대 노바크 조코비치(아래)는 메드베데프에게 박수를 치며 캘린더 그랜드슬램 무산의 아쉬움을 달랬다. 뉴욕 | AP연합뉴스

일방적인 응원을 받았지만 52년 만의 대기록 도전에 나선 부담감은 상당했다. 테니스 메이저대회 결승에 31차례(최다 타이)나 오른 ‘강철 멘털’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사진)도 이겨내는 게 쉽지 않았다. 마지막 게임이 된 3세트 10번째 게임을 앞두고 코트 체인지를 위해 잠시 벤치에 앉은 조코비치는 한동안 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들썩이는 어깨는 그가 감정적으로 동요하고 있음을 알렸다.

“내 생애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겠다”며 ‘올인’을 선언한 조코비치가 한 시즌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52년 만의 캘린더 그랜드슬램과 남자 최다 메이저 우승이라는 대기록 앞에서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13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끝난 US오픈(총상금 5750만달러·약 673억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위·러시아)에게 0-3(4-6 4-6 4-6)으로 졌다. 올 시즌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을 차례로 제패하면서 테니스 새 역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조코비치였다. 이날 조코비치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오픈까지 우승한다면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최초의 캘린더 그랜드슬램 주인공으로 우뚝 서는 무대였다.

하지만 지난 7월 캘린더 그랜드슬램과 올림픽 금메달까지 더한 남자 테니스 최초의 골든 그랜드슬램을 노리며 출전한 도쿄 올림픽에서 4강에 머문 데 이어 US오픈에서도 준우승에 그쳐 대기록을 놓쳤다. 메이저대회 27연승으로 무결점 경기력을 보여준 조코비치지만 대기록에 도전한 이날은 달랐다.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브레이크당한 뒤 이를 만회하지 못한 채 1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는 무려 5차례나 브레이크 찬스를 모두 놓치며 조코비치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기세를 올린 메드베데프는 3세트 게임스코어를 4-0으로 리드하며 조코비치를 코너로 몰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분위기는 조코비치 편이었다. 앞선 4경기에서 모두 1세트를 내주고 뒤집은 ‘역전의 달인’ 조코비치의 반전을 기대하는 응원과 격려의 박수로 경기장이 채워졌다. 메드베데프가 관중의 소음으로 잠시 집중력을 잃으면서 챔피언십 포인트를 잡고도 살리지 못했다. 이어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잡아내며 4-5까지 추격했지만, 그의 반격은 거기까지였다.

“의심할 여지 없는 최고의 선수”라는 소개와 함께 기립박수를 받으며 시상대에 등장한 조코비치는 “지금 메이저대회를 우승할 자격이 있는 선수가 있다면 그건 바로 메드베데프”라며 아낌없는 축하를 먼저 건넸다. 그는 이어 “오늘 경기에는 이기지 못했지만 응원 덕분에 코트에서 매우 특별한 감정을 느낀 행복한 사람”이라며 뉴욕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감사를 전했다.

2019년 결승, 2020년 준결승에 이어 세 번째 US오픈 정상 도전에 나선 메드베데프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호주오픈 결승에서 만났던 조코비치를 꺾어 기쁨은 더 컸다. 메드베데프는 “아직 누구에게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조코비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테니스 선수”라며 경의를 표했다. US오픈 우승 상금은 250만달러(약 29억2500만원)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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