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산업, 민간 주도 '저비용·소형·혁신'..뉴 스페이스 시대로

강연주 기자 2021. 9. 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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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별 우주사업 현황

[경향신문]

우주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위부터 우주인터넷 기업 원웹의 발사 로켓,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초소형 SAR위성, 아리랑 3A호. 원웹·한화시스템 제공
국가 주도 대형 사업 위주서 탈피
대기업·스타트업 경계 허물어지고
국내외 중소 벤처기업 참여 늘어
우주 통신, 영상 등 서비스 사업 등
블루오션 잡기 전방위 경쟁 본격화

우주산업을 둘러싼 국내 기업들의 성공 방정식이 변하고 있다. 국가 주도의 대형 사업에 참여하던 방식에서 한발 나아가 우주사업에 두각을 드러낸 국내외 중소벤처기업들을 앞다퉈 인수하면서 영역을 확대하는 식이다.

민간 주도의 저비용, 소형, 혁신 우주사업을 뜻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로 접어들면서 나타난 변화다.

우주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한 이유는 무엇일까.

안형준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정책연구2팀장은 “최근 재사용 로켓과 초소형 위성 기술 혁신으로 우주 수송과 위성 생산 비용이 감소하면서 우주산업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면서 “이전까지는 국가 주도의 대형 사업은 대기업이 맡고 우주 신사업을 스타트업이 담당했지만 이제는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우주산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우주 통신, 영상 등 서비스 사업은 기업들에 부가가치가 상당한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 경계가 허물어졌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는 2018년 3500억달러(약 409조원)에서 2040년 1조1000억달러(1287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주요 기업들이 우주사업 분야 중소벤처기업을 인수하면서 우주 인터넷, 초소형 위성, 위성 영상 서비스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 항공우주산업(KAI), 한글과컴퓨터그룹(한컴그룹) 등이 꼽힌다.

먼저 한화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발맞춰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 3월 출범한 그룹 내 우주사업 총괄조직 ‘스페이스 허브’를 주축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월 국내 인공위성 전문업체 ‘쎄트렉아이’의 지분 30%를 인수하며 위성사업에 진출했다. 쎄트렉아이는 한화의 지원을 바탕으로 2024년 상반기까지 초고해상도 상용 지구 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티’를 발사할 예정이다. 위성 운용과 영상 상용화는 쎄트렉아이 자회사 SIIS가 담당하며, 또 다른 자회사인 SIA는 초고해상도 영상을 활용해 지구 관측 분석 솔루션을 진행한다.

스페이스 허브 소속 한화시스템은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우주 인터넷 서비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원웹 주식 25만주를 3465억원에 매입하는 투자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웹 이사진에 합류했다. 원웹은 내년까지 저궤도 위성 648기를 쏘아올려 우주 인터넷망을 만들고,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달 22일 기준 원웹이 쏘아올린 저궤도 위성은 총 288기다.

위성사업과 한국형 발사체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해온 KAI도 뉴 스페이스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KAI는 올해 2월 ‘뉴 스페이스 TF’를 구축했으며, 지난 6일 국내 항공 영상 분석 전문업체 ‘메이사’의 지분 20%를 인수하고 위성 영상 서비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위성 영상 서비스에 4차산업 기술을 접목해 해상 물동량, 곡물 작황, 유류 저장량 분석 등으로 서비스 분야를 확장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우주사업과의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 주도권 경쟁 본격화

한컴그룹은 지난해 9월 우주·항공 전문기업 ‘인스페이스’(현 한컴인스페이스)를 인수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미국 ‘스파이어 글로벌’과 협력해 민간 상용 초소형 관측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예정이다. 한컴그룹은 위성을 통해 확보한 영상 데이터를 수집·분석·판매해 영상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2014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사업 입찰을 포기한 이후 7년여 만에 우주시장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주력 분야는 초소형 발사체다. 지난 6월 약 320억원을 투자해 ‘소형 발사체용 공통 격벽 추진제 탱크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7월에는 서울대와 함께 항공기에 우주발사체를 실어 공중에서 쏘아올리는 ‘공중발사체’ 개발에 착수했다.

정부도 우주 분야에 대한 투자를 넓히고 있다. 내년도 정부의 우주개발 분야 예산은 6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정부는 한국 발사체 기술을 민간 기업으로 이전하기 위해 내년부터 향후 5년간 6873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과학기술연구원이 2019년에 진행한 국내 우주기업 종사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업계 관계자 208명 가운데 48.1%는 ‘좁은 국내 시장과 공공수요의 부족’을 뉴 스페이스 확산의 장애물로 꼽았다.

이세환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 부장은 “다음달 21일 예정된 독자 발사체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은 미사일 주권과 자력 우주개발국 지위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면서 “주요 기업들이 뉴 스페이스 흐름에 참여하면서 우주산업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만큼, 정부는 민간 우주시장의 확대를 위해 기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여러 분야 기업의 우주산업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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