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구역에서 잣 채취?..산림당국, '금지'해놓고 허가

이청초 2021. 9. 13. 21: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소나무재선충병을 막으려고 약물로 방제를 한 지역에선 솔잎이나 잣 같은 임산물을 채취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 영농조합법인이 방제 구역 안에서 잣을 따는 것이 카메라에 포착돼 확인해보니 허가를 내 준 건 산림 당국이었습니다.

이청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에 있는 강원도 소유의 숲입니다.

한 사람이 잣나무에 올라가 장대로 가지를 내리칩니다.

아래에선 한 명이 바닥에 떨어진 잣을 부지런히 주워 담습니다.

작업이 끝난 후 잣나무를 살펴봤습니다.

나무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을 막기 위해 여섯 달 전 방제한 자리입니다.

나무 곳곳에는 이렇게 하얀색 메모지가 붙어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소나무재선충병 예방나무 주사를 놨다고 적혀 있습니다.

항공 지도로 잣 채취 허가 구역을 확인해봤습니다.

잣을 딴 장소는 도면의 파란색, 방제구역으로 잣 채취 금지 구역입니다.

이곳 방제에 쓰인 약제는 에마멕틴벤조에이트란 살충제 성분. 약효가 2년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산림 당국은 방제 구역에서 임산물 채취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농약 판매업체 : "겉면에 뿌려지는 것은 씻으면 그만인데 잣나무라든지 솔잎이라든지 안에 축적될 수 있다는 그런 우려가 있어서 식용하지 말라는"]

잣을 딴 영농조합법인은 해당 구역의 방제 작업이 올해 처음 이뤄진 데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서 작업하다 보니,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합니다.

[영농조합법인 대표/음성변조 : "한국 사람들은 못 따잖아요. (외국인 노동자는) 말도 통하지도 않고"]

이 영농조합법인에 잣 채취를 허가를 내준 산림 당국은 도면만 건네고, 현장 확인은 하지 않았습니다.

[강원도산림과학연구원 관계자 : "올해처럼 이렇게 된 사례가 없어가지고 저희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이장님(조합 대표)한테 소홀하게 알려드렸던 부분도 있던 것 같습니다."]

산림 당국은 문제의 방제구역에서 수확한 잣을 전량 수거해 폐기할 방침이며 앞으로 현장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소비자에게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농약잔류검사를 거치는 만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김수용

이청초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