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의식 수위 조절한 저강도 무력시위

윤진 2021. 9. 1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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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지난 주말 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시험발사해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영토와 영해를 2시간 동안 타원과 8자형으로 1500 킬로미터 비행한 뒤 표적을 명중했다고 과시했는데 발표대로라면 일본 대부분은 물론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까지 사정거리에 들어갑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올 1월 순항미사일, 또 3월에 순항, 탄도미사일을 쏜 데 이어 이번이 4번째입니다.

내일(14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한국에 오고, 도쿄에서는 한미일 세 나라가 대북인도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어떤 의도로 미사일 발사를 발표한건지 윤진 기자가 분석합니다.

[리포트]

북한은 3월에도 순항과 탄도 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는데, 미국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바이든/미 대통령/3월24일/순항미사일 발사 당시 : "국방부에 따르면 '평소와 다름없는 일'입니다."]

[바이든/미 대통령/3월26일/탄도미사일 발사 당시 : "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우리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순항 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기 때문인데, 북한이 바로 이 점을 파고든 것이란 분석입니다.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른 나름의 대응을 하면서도 미국과 중국을 의식해 저강도의 무력시위를 벌였다는 겁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와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대북)제재에 대해 해제를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앞으로 도발 수위가 계속 높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 매체는 이번 발사가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중점목표를 달성한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1회성 도발이 아닌, 5개년 계획의 하나로 시행됐다는 의미입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이걸 통해서 본인들이 갖고 있는 (무기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거죠. 재래식 무기를 갖고 주일미군, 주한미군을 공격할 수 있는 걸 만드는 것이거든요."]

순항 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상대적으로 사거리가 짧고 속도가 느리지만 정확도가 높고 낮게 비행해 탐지가 어렵습니다.

우리 군은 이번 발사 탐지 여부에 대해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채 한미 공조하에 분석중이라고만 했습니다.

내일 대북 인도적 협력을 위한 한미일 3국 협의가 열리고 다음주 남북 동시가입 30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하는 상황, 당분간 복잡한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김현갑

윤진 기자 (j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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