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SSG의 닥치고 투수 지명..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김태우 기자 입력 2021. 9. 1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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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광주동성고 우완 신헌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야구라는 게임이 제대로 굴러가려면 각자의 포지션에 맞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투수도 있어야 하고, 포수도 있어야 하며, 야수라고 해도 내야수와 외야수는 각기 전문 분야가 다르다.

그래서 신인드래프트도 어느 정도는 포지션별 균형을 맞춰 지명한다. 해마다 구단의 ‘우선순위’가 다른 것은 물론이지만, 어느 정도의 수도 채워 넣어야 하는 부분 또한 있다. 그래서 SSG의 2022년 신인드래프트는 이례적이라고 평가된다. 투수에 집중했는데, 그 비중이 많이 높았다. 사실상 닥치고 투수만 뽑은 수준이다. SSG는 1차 지명에서 인천고 출신 전국구 사이드암 윤태현을 지명한 것에 이어, 2차 지명에서도 투수 지명을 이어 나갔다. 1라운드 신헌민(광주동성고), 2라운드 김도현(백송고), 3라운드 박상후(경북고), 5라운드 이기순(동산고), 6라운드 강매성(공주고)까지 모두 투수였다.

7라운드에서 내야수 김태윤(배명고)을 뽑았지만, 8라운드(강릉영동대 임성준)와 9라운드(대구고 전영준)는 다시 투수로 눈을 돌렸다. 마지막 10라운드는 내야수 최유빈(장충고)으로 마쳤다. 1차 지명 포함 10명의 지명 선수 중 8명이 투수였다. SSG 관계자들도 한 포지션의 비중이 이렇게 높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인정한다.

어느 정도 예고는 되어 있었다. 보통 구단이 생각하는 코어 자원이라고 하면 1차 지명을 포함, 2차 1~3라운드 정도까지 4명이다. 그런데 SSG는 최근 3년 드래프트에서 상위 라운드에 야수를 뽑은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그러다보니 투수 쪽이 부족해졌고, 이번 드래프트에서 투수 대거 수혈은 이미 공언된 상태였다.

SSG도 1라운드에서 유격수 지명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삼성이 이재현(서울고)을 1차 지명으로 뽑아가면서 선택지가 단순해졌다. 우완 하나, 좌완 하나를 놓고 저울질하다 현재의 기량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큰 신헌민을 선택했다. ‘현재의 기량’만 놓고 보면 1차 지명한 윤태현이라는 확실한 거물이 있었다. 이 덕에 조금 더 멀리 보고 신헌민 지명이 가능했다.

2라운드에서는 김도현을 지명했다. 고교 시절에는 유격수와 투수로 모두 나섰지만 SSG는 투수로서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SSG 관계자는 “최고 구속 148㎞의 빠른 볼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미래의 마무리 투수로 생각하고 있다. 전문적인 투수 훈련과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하여 향후 위력적인 구속과 구위를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1·2라운드 픽은 이미 지명장 입장 전부터 결정이 되어 있었고, 3·5라운드에서는(4라운드는 김상수 트레이드 당시 키움에 지명권 양도) 좌완을 뽑아 구색을 맞출 필요가 있다. 3라운드 픽으로 최지민 김동준 김주완 등 좌완 최대어를 뽑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남아있는 선수 중 가장 낫다고 판단한 박상후를 선택했다. SSG 내부 기준으로 박상후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좌완 5위권 정도는 된다고 봤다.

5라운드도 마찬가지 수순이었다. 5라운드를 앞두고 다른 팀들이 좌완들을 선발함에 따라 역시 가장 나은 선수로 여겼던 이기순을 지명했다. 체격이 상대적으로 작고 공이 빠른 건 아니지만 안정된 매커니즘을 갖춘 것을 높게 평가했다. 6라운드에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강매성을 지명했고, 7라운드에서는 팀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유형인 작고 빠르며 콘택트 능력이 있는 김태윤을 지명했다.

8·9라운드 투수 픽인 임성준과 전영준은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지명이었다. 전영준의 경우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선수로 그릇이 있다고 봤다. 그리고 10라운드에서 내야수 최유빈을 지명하며 이번 드래프트를 마무리했다. 8~10라운드는 선수의 완성도보다는 어느 하나의 장점을 눈여겨본 지명이었다. 어차피 모든 것을 다 갖춘 선수를 하위 라운드에서 뽑기는 어려운 만큼, 구단이 밀어줄 만한 장점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SSG의 내야와 외야는 이미 최근 몇 년간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한 선수들이 대거 버티고 있다. 이중 제법 적지 않은 선수들이 군 문제까지 해결했다. 이 선수들은 20대 초·중반으로, 1~2년 정도는 시간을 두고 기다려볼 만한 자원들이 더러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다 이유가 있었던 지명은 마무리됐다. 이제 잘 키우는 게 남았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는 건 최근 육성에 계속 실패했던 SSG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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