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군 뒤 보폭 넓히는 트럼프.. 내심 반기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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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이후 남겨진 이들 처리 문제 등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비판받는 상황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정치판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도자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한 가운데 정치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불러들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민주당도 내심 반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에 무관심한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등장에 다시 결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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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9·11 20주기' 영상메시지서
바이든의 무능한 행정 맹렬 비판
복싱 해설하며 선거 조작 또 꺼내
WP "민주 지지층 재결집에 호재"
뉴섬 지사 주민소환 투표도 유리
언론도 본격 트럼프 견제에 나서
CNN "출마 땐 거짓말 점철" 비난
CNN방송이 지난달 3일부터 지난 7일까지 성인 2119명을 조사해 12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과 공화당 성향 무당파의 63%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공화당에서는 지지층의 71%, 무당파 51%가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에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미국의 아프간 철군 이후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9·11테러 20주기 영상 메시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맹렬히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열린 9·11 추모식에 참석하는 대신 권투경기 해설에도 나섰는데, 지난해 대선 결과에 대한 불만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복싱에서 잘못된 판정을 많이 봤다”면서 “이건 선거와 같다, 이것도 조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우편투표 등에 대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연방대법원 판결에도 이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9일에는 “누군가와 복싱을 해야 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쉬운 상대가 될 것”이라면서 “바이든은 경기 시작 몇 초 만에 쓰러질 것”이라고 조롱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음담패설 파문을 언급하며 “고등학교였으면 그를 체육관 뒤로 데려가 사정없이 팼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폭이 넓어지고 있지만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CNN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다음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돼야 정권 탈환에 유리하다”는 응답이 51%,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49%로 팽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미 언론의 견제도 본격화하고 있다. CNN은 13일 칼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후보로 나설지는 본인만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가 출마할 경우 어떤 식의 대선 캠페인을 펼칠지는 알 수 있다. 거짓말로 점철되고, 미국의 사회·인종적 차별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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