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가치 공유" 강조한 한-호주..쿼드·파이브아이즈 확대는 말아껴

정다슬 2021. 9. 1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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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핵심동맹 호주 외교·안보 수장 방한
사이버핵심기술 협력 MOU 체결..우주정책대화 신설키로
쿼드·파이브아이즈 확대 대해서는 말아껴
정의용 "北미사일 발사, 외교 대화 시급성 보여줘"
13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 호주의 마리스 페인 외교장관과 피터 더튼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호주 외교·국방 2+2 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한국과 호주 외교·안보 수장이 13일 서울에서 만나 사이버 안보·우주정책 등 비전통적인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호주 공군이 주관하는 인도·태평양 지역 공군간 연합훈련 ‘피치블랙’에 사상 처음으로 참여하는 등 양국 군사당국 간 방위태세 역시 더욱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우리 해군은 올해부터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가 공동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훈련 ‘탤리스먼 세이버’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참가했다.

이날 양국 외교·안보 수장은 “양국은 시장경제, 민주주의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유사 입장국일 뿐만 아니라, 안보 측면에서도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다방면에서 전략적 공조를 하고 있는 핵심 우방국”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영어권 5개국 상호첩보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나 대중국 견제 합의체인 ‘쿼드’(Quad) 등의 확대에 대해서는 양국 모두 말을 아꼈다. 호주는 파이브아이즈와 쿼드에 모두 가입돼 있는 미국의 대중국견제 핵심 국가다.

본격적인 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부터 호주는 대중국 견제가 회의의 핵심 의제라는 점을 감추지 않았다. 마리스 페인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호주 외교·장관(2+2) 회담에 앞서 모두 발언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19년 마지막 2+2회의 이후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며 그 변화 중 하나로 “지역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외세의 간섭”을 강조했다.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중국 견제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 역시 “지역전략에 대한 도전이 강화되고 있다”며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각국은 경제적 강압과 외국에 대한 간섭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장관들이 회의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는 중국이 직접 언급되기도 했다. 더튼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호주 같은 경우 중국에 대항해서 당연히…”라고 말한 뒤 잠시 말을 끊었다가 “중국은 중요한 요소고 중요한 회담 주제로서 논의될 수밖에 없다”고 말을 이어갔다.

더튼 장관은 “호주 같은 경우 직접적으로 중국과 대응하면서 중국의 행동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주권을 지킨다는 부분은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고 우리의 관점이 잘 일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외교적인 관계는 이런 회담을 통해 더 발전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 많다는 것에 합의했고 양자 군사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양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항행과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칙에 공감하고 있다”며 “한국과 호주가 국방협력을 강화하고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것은 넓은 의미로 이러한 원칙을 준수하는데 기여하고 종국에는 역내 평화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호주와의 연합훈련 강화가 중국이라는 특정 국가를 견제하는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원칙에 기반한 것임을 강조한 셈이다.

서 장관은 “우리로서는 호주와 함께 역내 다른 국가들과 함께할 다자훈련이 있다면 추가적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도 말했다.

파이브아이즈와 쿼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 장관은 “파이브 아이즈 가입은 여러 가지 검토를 요구하는 사안”이라며 “파이브 아이즈 가입 문제는 최근 미 의회에서 국방수권법안 초안에 관련 내용이 언급되면서 관심이 커졌는데 조금 더 논의되는 걸 보면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쿼드에 한국이 가입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는 개방성, 투명성, 포용성을 지향하는 어떤 국제협의체와도 협력해 나가겠다는 원칙이 정해져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역시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포용적이면 어떤 지역 협력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며 필요한 분야별로 협력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페인 장관은 한국과 기밀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파이브 아이즈는 정보 공유에서 시작된 오래된 전통적인 그룹으로 현재는 때때로 필요에 따라 주요 현안에 대해 공통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는 원칙적 설명으로 갈음했다.

한국의 쿼드 참여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각 (쿼드) 참여국은 역내에 자체적인 양자 및 다자 관계가 있기 때문에 쿼드를 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늘 2+2는 이런 (양자) 관계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고 답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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